올해 현대자동차그룹의 해외 실적이 대체로 좋지 않았지만, 현대차인도법인(HMI)이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HMI는 올 들어 10월까지 인도 내수시장에서 14%에 가까운 매출 신장세를 보이며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HMI는 지난 10월 말까지 인도에서 39만489대를 팔아 수년간 16%대에 묶여 있던 시장점유율을 17.44%로 끌어올렸다.

해외생산 거점 가운데 1, 2위 비중을 각각 차지하는 중국과 미국 현지법인이 모두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3위 시장에서 HMI의 선전은 가뭄 속 단비와 같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이보성 이사는 “인도시장의 약진이 중국시장 손실을 만회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해외생산 거점의 위험분산 효과는 인도시장의 잠재력을 일찌감치 파악한 현대차그룹 경영진의 과감한 조기투자 덕분이다. 일찍이 합자회사인 일본 마루티-스즈키와 달리 단독 투자를 결정했고, 그 덕에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다. 현재 합쳐서 68만대 생산규모인 제1, 제2공장의 가동률이 거의 100%에 달해 60%를 밑도는 다른 자동차 업체들의 가동률을 압도하고 있다. 낮은 인건비와 효율적 부품조달, 그리고 높은 공장가동률의 조합은 이윤율을 높였다.

박순두 HMI 노무·홍보담담 부장은 첸나이의 한 호텔에서 기자를 만나 “처음 입지 선정 때 고민이 많았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2012년부터 HMI에서 근무하고 있는 박 부장은 “인도에서 북부의 고원지대가 선선해서 살기가 더 좋고, 구매력 높은 대도시와 더 가깝다”며 첸나이 입지는 일종의 모험이었다고 설명했다.

HMI는 연구∼부품∼완성차∼딜러망으로 연계된 자족형 생산체계를 갖췄다는 장점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북쪽으로 그리 멀지 않은 하이데라바드에 있는 HMI 연구소에는 현지 고급인력이 연구·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현대차가 세계 4위, 3위 메이커로 올라설지 여부는 결국 고급차종 강화 등 차종별, 친환경 기술별, 지역별 포트폴리오에서 베팅과 위험분산의 전략을 어떻게 잘 조합하느냐에 달려 있다.

첸나이=임항 논설위원 hnglim@kmib.co.kr

▶[친디아에서 해법 찾아라 모두보기]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