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한국의 문화유산]  한국인  기억의  소리,  거문고  가락 기사의 사진
인간문화재 김영재. 국립무형유산원 제공
“슬기둥 둥당 두 두웅당∼.” 천년 넘게 내려온 거문고 소리는 느리지만 담담하고, 묵직하면서 위엄이 있다. 이 소리가 멀리 플라멩코의 나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울려 퍼졌다. 스페인 한국문화원에서 25일부터 27일까지 여는 ‘2015 한국무형문화재주간’ 행사 장면이다. 작은 대륙 스페인에서 ‘영혼을 울리는 소리’라는 반응이 나왔다.

거문고는 고구려의 소리를 담은 악기라고 한다. 오동나무 직사각형 공명통에 하늘 땅과 동서남북을 상징하는 6줄을 얹어 줄을 뜯거나 내리쳐 소리를 낸다. 왕산악이 만든 깊고 우렁찬 소리는 지금도 우리 정신을 한껏 적신다. 열두 줄 가야금은 맑고 고운 소리를 내지만 거문고는 굵으면서 차분하다. 선비들이 수양을 위해 즐겨 연주하고 들었다.

풍속화가 김홍도는 거문고 솜씨가 뛰어났다. 1784년 그린 ‘단원도’가 자신이 거문고 타는 모습이다. 신라 자비왕 때 가난한 백결 선생은 설음식을 장만 못한 아내에게 거문고로 방아 소리를 들려줬다. 마을 사람들이 그 소리에 찾아왔다는 이야기도 천오백년 넘게 내려온다. “쿵덕 둥당 쿵더쿵∼.” 여운이 긴 거문고 가락은 바쁜 한국인에게 기억의 소리가 되었고, 이제 거문고 장인과 연주자 모두 인간문화재로 지정되었다.

최성자(문화재청 문화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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