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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홍 칼럼] 폭력시위는 민주공동체의 敵이다

“공권력과 법치주의 조롱하는 소수의 도심 불법집회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돼”

[김진홍 칼럼]  폭력시위는 민주공동체의 敵이다 기사의 사진
서울 도심을 무법천지로 만든 ‘11·14 폭력시위’의 여파가 여전하다. 보름이 지난 현재까지 정치권에서 이른바 ‘복면금지법’을 놓고 티격태격하고 있고, 경찰은 불법 시위자 330여명에 대한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그날 “이 나라 전체를 마비시키자”고 외쳤던 민노총 위원장은 공권력이 미치지 못하는 종교시설에 숨어 내달 5일 2차 서울 집회를 선동하는 중이다.

집회 및 시위의 자유가 철저히 통제됐던 군사정권이 종식된 지 20년이 훌쩍 넘어 민주화가 빠르게 진행돼 왔건만, 시위 문화는 오히려 역주행을 거듭해 폭력시위가 만성화된 양상이다. ‘11·14 시위’처럼 반(反)정부 단체들은 걸핏하면 대규모 시위에 나선다. 국민 다수의 견해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민주적 의사결정구조를 무시한 채 가투(街鬪)를 통해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키려는 반민주적 행태다. 그런 시위에 평화는 없다. 법도 없다. ‘정권 퇴진’ ‘정권 타도’는 물론 대한민국 체제를 부정하는 구호도 등장한다. 미리 준비한 쇠파이프와 밧줄, 횃불 등을 이용해 늦은 밤까지 경찰과의 싸움을 마다하지 않는다.

폭력시위의 후유증은 크다. 경찰병력이 대거 시위현장에 동원되면서 민생치안에 구멍이 뚫리고, 부상자가 속출하며, 상인과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국가재정에 악영향을 미친다. 더욱이 사회 갈등과 혼란이 가중된다. ‘과잉 진압’ 여부를 둘러싼 논쟁이 지속되면서 공권력 및 법치가 훼손될 조짐마저 나타난다. 바로 국민들과 국가가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이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됐을까. 무엇보다 폭력을 휘둘러 체포돼 재판에 넘겨지더라도 돈 몇 푼 내면 풀려나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불법시위-솜방망이 처벌-불법시위의 악순환이 이어지는 이유다. 집회·시위의 자유는 당연히 보장돼야 하지만 평화·비폭력을 전제로 한다. 불법·폭력적인 집회·시위의 자유는 보장의 범주에 포함되지 않는다. 집회·시위의 자유가 불법을 저지를 자유는 아니라는 얘기다. 검·경은 ‘폭력시위에 관용 없다’는 단호한 원칙을 다잡아 불법 시위자들과 배후세력을 끝까지 추적·검거해 구형량을 올리는 것은 물론 폭력시위에 대한 사후 민사상 책임도 더욱 강화해야 할 것이다. ‘공공의 안녕질서에 직접적 위협을 끼칠 것이 명백해’라는 집시법에 따라 2차 서울 집회를 금지한 것처럼 폭력 시위는 원천적으로 차단할 필요가 있다. 도심에서의 난장(亂場)을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

법원은 집시법 위반자에 대해 지금처럼 벌금형을 남발하지 말고 징역형 등 엄격하게 법의 잣대를 적용하는 게 옳다. 지난 26일 서울고법이 건전한 시위문화 정착이 필요하다면서, 복면을 착용한 채 경찰관을 폭행한 40대에게 집행유예를 내린 1심과 달리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한 것처럼 말이다. 관대한 처벌은 불법시위를 부추겨 법치를 위협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오죽하면 거리로 뛰쳐나갔겠느냐’는 온정주의는 버릴 때가 됐다. 비록 극소수이지만, 공권력 무력화와 법치를 조롱한 ‘11·14 시위’에서 분명히 봤듯 폭력시위는 우리 민주공동체의 적(敵)이다. 그들로 인해 평화적인 집회와 시위로 정당하게 의사를 표시하려는 시민들의 자유권마저 위축되고 있다. 폭력시위만큼은 결코 안 된다는 인식을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게 절실한 시점이다.

폭력시위의 기저에는 이념갈등, 국가와 법에 대한 깊은 불신이 깔려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단기간에 해결하기 힘든 과제다. 그러나 정부가 불신 해소에 적극 나서야 한다. 폭력시위를 넘어 평화적인 집회·시위 문화를 구축해야 선진국으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김진홍 수석논설위원 jh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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