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김종인 <12> 재활산업 전문인력 양성 ‘누리사업’ 선정

일반대학원 재활학 박사과정 신설… DPI 수화통역 서비스대학 선정

[역경의 열매] 김종인 <12> 재활산업 전문인력 양성 ‘누리사업’ 선정 기사의 사진
나사렛대 인간재활학과 개설 20주년을 맞아 지난 24일 열린 기념행사. 졸업생과 재학생이 한자리에 모였다.
나사렛대학이 장애인체험행사로 언론에 자주 소개되고 또 재활복지특성화 대학으로 정부지원을 많이 받으면서 장애학생 선호도가 높은 대학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장애학생이 사용하는 언어인 ‘수화’와 ‘점자’는 대학 어디에서도 가르치지 않았다. 당시 백위열 총장께 ‘수화통역학과’와 ‘점자 문헌정보학과’의 설치를 제안해 국내 최초로 두 학과를 개설했다. 아울러 재활공학과를 만들어 학과장을 지냈고 학문적 특성화를 위해 재활복지대학원도 설립, 초대 원장에 임용됐다.

장애인복지, 직업재활, 재활스포츠, 재활심리, 재활공학, 언어치료, 국제수화통역 등 하나같이 특성화된 학과를 구성했다. 특히 국제수화통역학과는 한국수화는 물론 미국과 중국, 일본수화까지 다 연마할 수 있게 했다. 그러자 이런 학과가 없는 중국, 일본의 농인 유학생이 대거 유학을 오는 학과로 국제적 각광을 받았다.

2003년 노무현 정부가 들어설 당시 나사렛대학교는 장애인 학생수가 143명으로 장애학생 특성화대학으로 자리를 잡았다. 장애학생 도우미 봉사단은 정부지원 없이도 봉사자가 345명일만큼 활동이 왕성했다. 봉사단장 조화정 씨는 수화통역 봉사를 했는데, 훗날 통역서비스를 했던 농아인과 결혼까지 하게 된다.

새 정부는 지방대학들이 발전할 수 있도록 혁신역량 강화사업, 이른바 누리(NURI)사업을 제안하라고 했다. 따라서 우리 대학도 재활학부와 특수교육학부가 중심이 되어 백석대학(특수교육)과 순천향대학(특수교육), 한서대학(의지 보조기)과 컨소시엄을 맺어 ‘재활산업 전문인력 양성사업단’을 꾸렸다.

그리고 내가 단장이 되어 프레젠테이션을 하며 충청도 23개 팀과 자웅을 겨루었다. 최종 2∼3개 팀이 뽑힌다는데, 힘없는 우리 사업단은 선정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소문도 들려왔다. 최종 발표는 수안보에서 했다. 일주일 전부터 매일 새벽기도를 하며 우리가 누리사업에 선정되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최종 발표장에 들어서니 평가위원장을 중심으로 7명의 심사위원이 앉아 있었다.

“발표를 5∼7분간 하시고 질의응답을 받겠습니다. 시작하세요.”

나는 마포대교에서 장애를 비관해 자살을 시도했던 한 장애인이 나사렛대학교에 와서 새로운 희망을 갖고 공부해 자립해 나가는 내용을 서두에 넣어 재활복지의 현주소와 전문인력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설명에 몰입돼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앞을 보니 평가위원장도 공감하며 눈가에 이슬이 맺히고 있었다. 프레젠테이션을 무려 25분이나 한 것을 나중에 알았다.

한 달 후 드디어 발표가 났다. “충청권 나사렛대학 재활산업 인력양성사업단에 년 20억원씩 5년간 총 100억원을 지원한다”라고 적혀 있었다. 선정된 3개 사업단 중에서 우리가 제일 먼저 이름이 올라 있었다. 난 감격의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를 연발했다. 소외되고 고통받는 장애인들을 위한 하나님의 은혜가 기적을 만들어내는 순간이었다.

2003년부터 2008년까지 펼친 이 사업은 큰 열매를 맺었다. 먼저 학문적으로 일반대학원 재활학박사 과정과 지적장애인대학 과정을 신설했다. 산업 특성화로는 재활공학과를 중심으로 재활복지산업의 새로운 진원지로 전진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여기에 세계 장애인대회(DPI)의 수화통역 서비스대학으로 선정되는 것은 물론 일본 고베대학, 중국 북경연합대학, 미국 노던콜로라도 대학 등과 함께 장애인재활복지를 공고히 세워 나갔다. 2009년 교육부에서는 누리사업을 총평하면서 특성화 부분에서 나사렛대학교를 최우수 대학으로 선정해주어 교육부장관상을 수상하는 영예까지 얻었다.

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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