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인의를 찾아서-(41) 강동경희대병원 외과 이석환 교수팀] 대장암 단일포트 복강경 수술 선도 기사의 사진
강동경희대병원 외과 복강경 수술팀. 왼쪽부터 박여진 간호사(25), 김창우 교수(36), 봉준우 전공의(36), 이석환 교수(51), 이현이 간호파트장(49), 백보미나 전공의(33). 곽경근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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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상처가 작아 ‘최소 침습 수술’로 불리는 복강경 수술 진화의 끝은 어떤 모습일까. 복부에 큰 절개 창(窓)을 열고 시행하는 개복수술을 대체하는 선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지금은 배꼽 부위에 한 개의 절개 창만 내고 시술하는 쪽으로 발전하고 있다. ‘단일포트 복강경 수술’이다.

기존 복강경 수술은 복부에 0.5∼1.5㎝ 크기의 작은 구멍(절개 창)을 3∼5개나 만들어야 했다. 하지만 단일포트 복강경 수술은 배꼽 부위에 구멍을 한 개만 낸다. 따라서 수술 상처가 거의 눈에 띄지 않고 회복도 빠르다. 물론 창상으로 인한 통증도 훨씬 적다. 개복수술은 물론 일반 복강경 수술보다 입원기간이 짧고 일상생활 복귀가 빠른 것도 장점이다.

강동경희대병원 외과 이석환 교수팀은 국내에서 단일포트 복강경 수술을 선도하는 의료진이다. 2006년 개원할 때 복강경 수술실을 병원 측에 건의해 외과계 수술을 대부분 복강경으로 진행하는 기틀을 잡았다.

이 교수팀은 현재 위장관 및 대장항문 질환 치료에 복강경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특히 2009년부터 가장 진화한 형식의 단일포트 복강경 수술을 활발히 시행해 주목을 받았다. 조기 대장암을 포함한 대장질환의 경우 복강경 수술이 90% 이상을 차지할 정도. 이중 약 40%가 단일포트 복강경 수술이다.

1970년대만 해도 배를 크게 열수록 위대한 의사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개복수술에 대한 신뢰가 높았다. 그런데 지금은 복부에 길고 큰 흉터가 남는 개복수술을 웬만해선 하지 않는다. 의사, 환자 모두 수술 상처가 적은 복강경 수술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복강경 수술은 회복속도가 개복수술보다 3배 가까이 빠르다. 대장질환의 경우 개복수술을 하면 상처 크기가 최소 20㎝에 이른다. 그런데 복강경 수술을 하면 상처가 커봤자 4∼5㎝ 에 불과하다. 그 만큼 통증이 적고 회복도 빠르다. 게다가 단일포트 복강경 수술을 하면 상처가 2.5㎝까지 줄어든다. 그나마 배꼽 속으로 숨겨져 안 보이는 경우가 많다. 수술 중 출혈이 적고, 수술 후 유착에 의한 장 폐쇄 우려가 적다는 것도 큰 이점이다.

수술 방법은 절개 창, 개수만 적을 뿐 기존 복강경 수술과 거의 같다. 먼저 환자를 마취시킨 후 배꼽 부위를 절개해 작은 창(窓)을 내고 기복(복강 안에 이산화탄소를 넣어서 복강을 부풀어 오르게 하는 것) 상태를 만든다. 이어 투관침(수술기구가 배 안으로 들어갔다 나왔다 할 수 있는 가느다란 관)을 꽂고 비디오카메라를 넣으면 이를 통해 복강 내 영상이 시술자 앞의 모니터에 비춰진다. 시술자는 모니터를 보면서 복강경 기구를 움직여 대장암 절제 등과 같이 원하는 수술을 시행한다.

대부분 환자는 수술 후 6∼10일 만에 퇴원한다. 이 교수팀은 수술 후 1∼2일째 장이 움직이는지를 체크한 후 가스 배출과 관계없이 식사를 조기에 하도록 이끈다. 수술 후 뱃속에 고이는 피를 빼내는 배액관 시술도 거의 하지 않는다. 단일포트 복강경 수술을 하면 복강 내 출혈이 최소화되기 때문이다.

이 교수팀은 2011년 11월 직장암이 항문 쪽에 가까이 붙은 환자에게 단일포트 복강경 수술과 항문 경유 직장 절제술을 병용해 성공을 거뒀다. 현재 이 수술이 가능한 국내 병원은 몇 군데뿐이다. 항문도 살려야 하고, 수술 난이도 역시 높아 누구나 쉽게 시술할 수 있는 수술법이 아닌 까닭이다.

이 교수팀은 2010년부터 단일포트 복강경 수술의 안정성을 기존 치료법과 비교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그간 연구를 통해 안전성 측면에서 일반 복강경 수술과 큰 차이가 없음도 밝혀냈다. 관련 연구논문도 SCI급 국제 학술지에 30여 편이나 발표, 연구력과 기술력을 모두 인정받았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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