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공방] (31) 사랑받는 이유 기사의 사진
강동대 실용음악과 해밀졸업작품 공연무대
학생들에게 어떤 대상을 사랑하는 이유가 뭐냐고 묻는다. 사랑하는 데 무슨 이유가 필요하냐고 당당히 답한다. 그럴듯해 보이는 답 같지만 누구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데 이유가 없다니, 언뜻 수긍이 가질 않는다. 너무 막연하다. 아마도 굳이 이유를 밝힐 필요가 없다는 말로 이해된다.

어떤 대상을 좋아하는 데는 반드시 이유가 있다. 그냥 좋아하다니 천만의 말이다. 더군다나 불특정 다수에게 사랑받는 일은 아주 특별하고 구체적인 이유가 있다.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을 순 없지만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으려면 더욱더 이유가 존재해야 한다.

지난주 한 대학교의 실용음악과 졸업작품 공연에 들렀다. 올 한 해 밤낮을 지새우며 직접 만든 노래를 연주하고 가창하는 무대였다. 그간의 고생이 단 2시간 무대를 통해 평가받는 순간이다. 아직 설익은 무대지만 그중에는 기성 뮤지션과 견주어도 손색없을 실력을 선보인 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음악을 전공한 모든 학생들이 가수로 데뷔를 하고 대중에게 사랑을 받을 순 없다. 그것을 이루는 일은 참으로 어려운 과제다. 작금의 연예계는 배우로든 가수로든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이 소수점 몇 자리로 내려간다. 최근 불어닥친 한류 편승까지 더해 화려해 보이지만 치열한 경쟁에 놓여 있다. 이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대중의 기호를 정확하게 꿰뚫어야 한다.

누군가에게 사랑받는 일은 바로 그러한 치열하고 정밀한 작업이다. 막연히 열심히 해서 꿈을 이룰 수 없는 이유가 그곳에 있다. 히트곡을 만드는 공식은 다양한 변수가 존재한다. 가슴을 관통하는 멜로디와 노랫말의 공감, 누구나 따라 부르고 싶은 노래, 가창의 울림, 무대 위의 퍼포먼스까지 대중은 허투루 바라보지 않는다. 그 관문을 통과해야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자격이 부여되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싶다면 사랑받을 이유가 분명히 성립되어야 한다.

강태규(대중음악평론가·강동대 교수)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