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위기가 기회다] 무한 경쟁시대… 무한 서비스로 충성고객 잡는다 기사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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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빅뱅’이 현실화하면서 은행들은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핀테크(금융+기술) 열풍으로 인터넷전문은행 등이 등장할 예정으로 지금까지와는 다른 형태의 경쟁구도가 만들어졌고, 은행·증권·보험 등 업권 간의 벽도 무너지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길어지면서 수익성이 갈수록 악화되는 환경에서 새로운 성장전략도 마련해야 한다. 올해가 금융 당국의 규제 완화에 따른 준비단계였다면, 내년엔 충성고객 확보를 위한 본격적인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어서 은행들도 대응전략 마련에 분주하다.

◇고객확보 경쟁 치열=금융연구원에 따르면 내년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5조6000억원으로 올해 전망치(6조4000억원)보다 12.5% 떨어질 것으로 관측됐다. 저금리로 순이자마진이 사상 최저수준인 데다 정부의 가계·기업부채 관리강화 방침으로 대출 증가세도 떨어질 전망이다. 핀테크 활성화로 금융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은행들은 우량고객 확보에 힘을 쏟을 수밖에 없다.

계좌이동제와 함께 내년부터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도입되면서 은행권에는 고객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10월 30일 계좌이동제가 시행돼 소비자들은 자동이체 통합관리시스템(Payinfo.or.kr)에 접속해 통신비·카드비·보험료 자동이체 은행계좌를 바꿀 수 있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시행 한 달간 계좌 변경 건수는 13만5000건으로 당초 예상에는 못 미치는 실적을 냈다. 하지만 은행들은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내년 2월부터 전국 은행지점에서도 계좌변경이 가능해지고, 자동납부뿐 아니라 자동송금도 계좌이동 대상에 포함되면 계좌이동제가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입출금, 적금, 대출, 카드 상품을 패키지로 묶어 수수료·금리 혜택을 주는 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행복노하우 주거래우대통장, 통합 하나멤버스 주거래 우대적금, 행복투게더 프리미엄 주거래우대론, 하나멤버스 IQ카드를 묶음상품으로 내놨다. 지난 10월 초 출시된 통합 하나멤버스 주거래 우대적금의 경우 지난달 말 기준 가입실적이 17만 계좌를 넘어섰다.

우리은행은 통장·카드·대출상품을 결합한 우리 주거래 고객상품패키지와 예·적금 통합관리가 가능한 우리 주거래 예금을 운용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우리 주거래 통신·관리비통장대출도 출시했다. 통신비나 아파트 관리비처럼 연체되기 쉬운 비용을 대상으로 자동납부일에 통장 잔액이 부족해도 마이너스 통장방식으로 출금해 납부할 수 있다.

KB국민은행은 KB ONE컬렉션(통장·적금·대출·카드) 상품을 출시했다. 온라인에서 고객이 금액과 계약기간, 우대금리 등을 직접 설계할 수 있는 KB내맘대로 적금을 지난달 내놨다. NH농협은행도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NH성공파트너 패키지, 연금수령 고객을 위한 NH All100플랜 패키지, 급여이체 등에 유리한 NH주거래 우대 패키지 등으로 고객맞춤형 서비스를 선보였다. 신한은행은 기존 주거래 우대 패키지에 생활비 대출이나 주거래 카드 등의 혜택을 추가한 상품을 선보였다.

내년 3월쯤 ISA 상품이 출시되면 자산관리서비스를 놓고 은행, 증권, 보험업계의 고객 유치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한 계좌에 예·적금 외에도 펀드, 주가연계증권(ELS), 파생결합증권(DLS) 등 금융투자 상품을 섞어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다. 250만원을 넘는 순익에 대해 9.9%만 세금을 물리는 장점이 있어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국회 심의 과정에서 당초 수익 200만원까지였던 비과세 혜택도 250만원으로 확대(연봉 5000만원 이하)됐다. 최대 5년간 운용자금이 묶이는 점 등은 단점으로 지적되지만 은행권에서는 ‘집토끼’들이 다른 업권으로 이동할 가능성에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다만 은행에 예·적금 위주 안정형을 선호하는 고객이 많은 점을 감안하면 증권·보험사로 이동하는 고객이 많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임형석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ISA 도입은 국내은행의 자산관리 업무가 단품 판매방식에서 포트폴리오 관리방식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기회”라며 “금융상품 판매라는 영업관행에서 벗어나 고객의 수익률 관리중심의 새로운 영업방식을 정착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비대면 실명인증 도입 본격화=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이 예비인가를 얻은 가운데 은행권도 비대면 실명인증 기술을 내놓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카카오톡(카카오뱅크)과 편의점 현금입출금기(ATM) 및 공중전화박스(케이뱅크)를 활용해 기존 은행의 고객기반을 잠식할 수 있기 때문에 선제 대응에 나선 것이다. 특히 인터넷전문은행은 초기 수익성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고금리 예금과 간편송금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돼 은행권도 비대면 실명인증을 통한 고객 확보에 나섰다.

신한은행은 지난 2일 비대면 실명확인으로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는 ‘디지털 키오스크’(무인 스마트점포)와 ‘써니뱅크’(모바일전용) 서비스를 출시했다. 디지털 키오스크에서는 신분증 확인과 영상통화, 손바닥 정맥 인식 등 생체정보를 활용한 인증 등을 활용해 입출금 계좌 개설, 카드·증명서 발급, 대출 등 은행 업무 대부분을 처리할 수 있다. 써니뱅크에서도 비대면 실명인증으로 해외송금, 모바일 간편대출 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다른 은행들도 비대면 실명확인 전담조직을 꾸려 서비스를 개발 중이어서 조만간 각 은행별 비대면 거래가 확산될 전망이다. 우리은행은 올해 말까지 휴대전화 인증, 신분증 확인, 타행 기존계좌 인증 등 3단계에 걸친 보안인증 방법을 도입할 예정이다. 내년 초에는 디지털 키오스크에서 홍채 인식으로 본인인증을 할 수 있는 방법도 도입한다. KEB하나은행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지문·홍채·얼굴 등 생체인식을 통한 본인확인 시스템을 내년 1월 도입할 예정이다. 이 시스템이 도입되면 공인인증서나 아이디·비밀번호를 사용하지 않고도 인터넷뱅킹과 스마트폰뱅킹을 사용할 수 있다. KB국민은행과 농협은행도 신분증 확인, 기존계좌 활용, 휴대전화 인증 등을 통한 비대면 실명인증을 도입하고, 추후 영상통화나 생체정보를 활용한 비대면 인증방식을 추가할 계획이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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