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한국의 문화유산] 신사임당의  바람막이  병풍그림 기사의 사진
신사임당의 ‘환원석죽’. 간송미술문화재단 제공
웃풍이 심한 한옥에선 자리끼에 얼음이 얼었다. 황소바람은 꼭 무서운 소리를 내며 방안에 몰아쳤다. 불과 얼마 전 이야기이다. 그럴 때 머리맡 작은 바람막이 병풍은 긴요했다. 이불궤짝 옆에 세워둔 병풍을 펴면 잠자리가 편해졌다. 윗목 쇠바람 소리도 먼데서 들려오고, 아랫목에 들어간 발은 더 따뜻했다.

신사임당은 작은 바람막이 병풍에 꽃피는 계절을 담아냈다. 잎사귀가 시원한 풀을 그려내고 예쁜 꽃을 달았다. 여름내 뜰에 날아들던 나비와 잠자리가 나오고, 여치와 말똥구리도 자리를 차지한다. 16세기를 살던 신사임당의 41×25.7㎝ 병풍그림에 꽃과 곤충이 산뜻하다. 조선 사대부 가문의 정서와 미감이 배어 있는 그림이다.

‘원추리꽃 패랭이 그리고 개미취꽃’ 주위로 흰나비 두 마리가 날아왔다. 도마뱀은 몸을 틀어 먹이를 찾는다. 자수그림처럼 나란히 평면에 열 지어 있다. 신사임당의 이 그림은 3월 27일까지 여는 DDP디자인박물관의 ‘간송문화전 5부-화훼영모전’에서 볼 수 있다. 20일 주기로 8폭 그림이 바뀐다. 내년에 방영 예정인 TV 드라마 ‘사임당’에서는 그리는 장면이 나올 예정이다. 시서화에 뛰어났던 사임당의 솜씨가 재조명될 듯하다.

최성자(문화재청 문화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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