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포럼-김창준] 철도산업 살려야 한다 기사의 사진
최근 한국의 철도산업이 중국의 저가 공세와 정부의 무관심 속에 존폐의 기로에 섰다는 기사를 읽었다. 중국의 철도산업은 중국 당국의 보호와 지원 아래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예를 들면 지난해 중국 정부는 자국 철도산업을 국제화한다는 방침에 따라 철도차량 제작사 두 곳을 합작시켰다. 그해 이 회사의 매출은 21조원 규모로 급성장했고, 1년이 채 안 돼 전 세계 철도시장의 35% 이상을 차지하게 됐다. 이 회사는 합병 이후 규모를 확대해 세계시장 점유율이 더욱 높아지면서 머잖아 세계 철도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이미 철도시장 입찰에서 한국 업체들보다 거의 20% 낮은 가격을 제시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높은 임금 등 이유로 중국 업체보다 5% 이상 높은 가격을 제시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결국 한때 세계 시장에서 잘 나가던 한국의 철도산업이 이제는 1%조차 유지하기 힘들게 됐다는 보도다. 이대로 두면 한국의 철도산업은 무너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프랑스만 해도 철도산업 육성을 위해 외교력까지 동원하는데 우리 정부는 무관심하다는 얘기다.

더욱 안타까운 일은 국내 시장에서마저 중국에 밀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국 정부의 철도 입찰은 무조건 최저가 입찰제도이기 때문에 가격 면에서 중국과 경쟁이 불리해 국내 철도 사업마저 중국 업체들에 빼앗기고 있으며 심지어 일본도 자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 2월 서울메트로 지하철 2호선 전동차 입찰에 한국은 가격 전쟁에서 중국 업체에 패했고 인천공항 순환열차 사업은 일본 미쓰비시, 그리고 대구시 3호선 공사는 일본 히타치에 밀렸다. 해외 시장에 이어 국내 시장마저 중국과 일본 업체들에 밀려 놓치게 되면 결국 대한민국의 철도산업은 이대로 막을 내리는 게 아닌지 걱정이다.

앞으로 철도 분야는 시베리아 횡단철도, 중국과 중동을 연결하는 실크로드(Silk Road), 인도 남미 등 대륙을 횡단하는 사업이 예상된다. 이런 마당에 대한민국의 철도 사업이 힘없이 사라지는 모습을 그냥 보고만 있을 순 없다.

그래서 대한민국도 미국의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 제도를 도입할 것을 제안한다. 이는 적어도 60%는 미국산 철과 제조품을 사용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다시 말해 우리도 국내에서 입찰할 때는 적어도 열차와 관련 제조품의 60%는 한국산이라야 한다는 조항을 넣자는 얘기다.

우리도 60%는 건져야 철도업에 종사하는 중소 납품업체들이 살아남을 수 있다. 그러니 외국계 기업에서 들어오는 입찰에는 ‘Buy American’ 처럼 ‘Buy Korean’을 조건부로 해서 국내 철도 업체의 파산을 막아야 한다.

미 하원의원 시절 이런 조항이 삽입된 수송지원법안에 찬성 표결한 적이 있다. ‘Buy American’이 미국 내 고용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데 대해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고, 심지어 비록 부결되긴 했지만 다른 외국 기업이 미국 내에서 입찰을 할 때는 모든 부속품이 100% 미국산이어야 한다는 개정안도 나왔었다.

FTA가 체결된 나라들에도 한국 기업이 자기네 스펙에 맞는 물품을 대량 생산할 수 없다거나 60%를 달성하기 위해 최종 비용이 25% 이상 소요된다는 등의 이유 등을 명백히 밝혀 한국 정부에 이의신청을 하면 이를 조정할 수 있다는 조항을 삽입하면 된다.

수출 전반이 어려운 지금 한때 세계시장을 주름잡던 대한민국 철도산업만큼은 반드시 되살려야 한다. 미국이 자국 기업을 살리기 위한 보호정책을 실행하고 있는 것처럼 우리도 이와 비슷한 보호정책을 수용할 필요가 있다.

김창준 前 미국연방 하원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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