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人터뷰-‘청년이 여는 미래’ 신보라 대표] “노동개혁 입법, 불공정 노동시장 구조 개선 신호탄” 기사의 사진
신보라 대표는 요즘 청년 일자리 해결, 세대갈등 해소, 통일에의 기여를 목표로 왕성하게 NGO 활동을 하고 있다. 김지훈 기자

이전이미지다음이미지

-국회에서 노동개혁 법안이 통과되면 확실히 청년고용이 촉진될 것으로 보는가. 야당과 민주노총은 개악이라 주장하는데.

“지난 9월 노사정이 대타협을 이뤘을 때 이제 노동시장 질서가 새롭게 구축되고 청년들이 제대로 일할 수 있게 되는구나 생각했다. 정말 기뻤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는 후속 논의에 진전을 보지 못할 경우 아무런 변화도 가져올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국회가 12월이 되어서도 입법하지 못하는 걸 보고 우리가 가만히 있으면 아무것도 안 된다는 생각을 했다. 1인 릴레이 시위를 하게 된 동기다. 국회에 계류돼 있는 노동개혁 법안이 완전하진 않지만 지금의 경직된 노동시장 질서를 조금씩 풀어나갈 수 있는 신호탄이라고 볼 수 있다. 법안에는 노동의 유연성뿐만 아니라 안정성을 확보하는 내용도 들어있다. 개악이라고 몰아붙이는 건 무리라고 생각한다. 개악이란 주장은 노사정이 9개월간 연구하고 협의한 결과가 아무것도 아니란 얘기다. 그것에 동의할 수 없다.”

-기존 노동시장 질서가 바뀔 수 있다고 보나.

“지금 우리 청년들은 자신의 능력을 있는 그대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가 박탈된 상태다. 청춘의 꿈을 싣고 내달릴 새로운 세대를 위해서는 현재의 불공정한 노동시장 구조가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 모든 청년이 자신의 능력에 맞게 정당하게 대우받고 평가받는 ‘공정한 일자리 시장’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임금피크제가 실시되면 청년고용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는가.

“어쩔 수 없는 대책이라고 본다. 고용노동부가 다소 과장하고 비약해 그 효과를 주장하는 데 대해 불신을 갖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임금피크제조차 실시하지 않는다면 기업들이 정년연장을 이유로 청년고용을 줄일 게 뻔하다. 정년연장으로 인해 청년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을 그나마 막을 수 있는 장치라고 생각한다. 기업들의 아름다운 결단이 필요하다.”

-민주노총이나 한국노총의 청년 일자리 정책을 어떻게 평가하나.

“양대 노총에는 청년 일자리 정책이란 게 없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대기업과 정규직 노동자들의 이익만 옹호하고, 전체 노동자의 8% 정도의 권익만 대변하고 있다. 정년연장의 혜택을 독식하면서 신규채용에는 별 관심이 없다.”

-청년들이 공기업, 대기업만 선호하고 중소기업을 기피하는데.

“첫 일자리가 자기 인생을 결정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듯하다. 중소기업에 취직하면 근무조건이 열악한 그곳에서 평생 벗어나지 못할 것이란 생각을 하는 게 사실이다. 중소기업 정규직보다 대기업 계약직의 근무조건이 더 나은 게 현실이다.”

-취업이 안 되는 상황에서 3D 업종은 애써 기피하고, ‘저녁이 있는 삶’을 추구하는 것은 너무 편한 환경에서 성장했기 때문 아닌가.

“어르신들이 세대 간 문화격차를 이해해주셔야 한다. 저녁이 있는 삶과 문화생활을 추구하는 게 그렇게 나쁜 일인가. 기성세대가 젊었을 때는 취미생활 같은 걸 전혀 하지 못했지만 우리 시대 청년들은 삶의 질과 행복의 문제를 중시한다. 문화코드가 바뀌었다는 걸 감안해서 청년들을 평가해야 한다.”

-도전하는 ‘청년다움’이 적은 건 사실 아닌가.

“100%는 동의하지 않는다. 도전정신이 뛰어난 청년들이 의외로 많다. 흔히 요즘 청년들이 개인주의에 빠져있다고 생각하는데 공동체문화, 동업자 의식은 기성세대보다 더 강하다고 생각한다. 창업하는 청년들을 보면 재능 나눔이 일상화, 활성화돼 있다.”

-금수저, 흙수저 얘길 많이 하는데 취업 룰에선 과거보다 더 공정하다고 보는데.

“부모의 백그라운드가 취업에 직접 작용한다기보다 큰 틀에서 영향을 받는 건 사실 아닌가. 노력한 것이 직업 찾기로 연결되지 않기에 불만이 생기는 것이다. 돈 있는 사람의 자녀가 유치원부터 유리한 조건에서 출발해 명문대학을 가게 되고, 그것이 좋은 일자리로 연결되는 건 부정하기 어렵다.”

-서울시의 청년수당과 성남시의 청년배당을 어떻게 보는가.

“청년배당은 돈으로 환심을 사는 것이어서 의미가 없다고 보기에 반대한다. 청년수당 역시 박원순 시장의 정책도입 배경은 이해하지만 바람직한 정책은 아니다. 근로의욕이 없는 니트족(정규교육도, 직업훈련도 받지 않는 사람)에게 돈 50만원 준다고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그보다는 교육기반 확충이 더 중요하다. 지금 우리나라에는 지방자치단체를 포함해 100개 이상의 청년정책이 있지만 대다수 청년은 그런 걸 잘 모른다. 개개인에게 맞는 정책을 찾아 설명하고 연결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서울시의 경우 청년수당을 지급할 게 아니라 청년을 위한 ‘원스톱콜센터’를 활성화하는 게 더 시급하다.”



‘청년이 여는 미래’는 청년 자신들의 문제에만 관심을 갖는 게 아니다.

-20대의 경우 통일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데.

“통일비용 얘기가 많다 보니 통일 과정과 그 이후 경제적 부담을 걱정해서일 것이다. 당장 내가 살아가기도 막막한데 통일과 같은 먼 문제를 상상해서 뭣하겠는가 하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하지만 ‘젊은이들과 직접 대화하다 보면 그렇게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생각도 많이 한다. 거기다 요즘 탈북 젊은이들이 언론매체에 자주 등장함에 따라 북한과의 이질감도 빠른 속도로 해소되고 있다는 느낌이다.”

-청년들의 정치 불신과 정치 무관심이 여전한데.

“정치가 자신의 삶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 게 중요하다. ‘반값등록금’처럼 내가 투표하면 해결이 되는구나 하는 생각을 갖도록 해야 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정치와 청년세대의 연결고리가 전혀 없었다. 청년은 여전히 정치의 객체였다. 우리 같은 청년 NGO가 청년들의 다양한 생각과 요구를 정치권에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창구 역할을 해야 한다.”



‘청년이 여는 미래’는 신보라 대표가 청년 일자리 해결, 세대갈등 해소, 통일에의 기여 등을 목표로 2011년 1월 발족했다. 7명의 직원을 두고 매년 1000여명의 2030세대 청년들을 참여시켜 다양한 프로젝트를 기획,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단행본 ‘일자리, 청년 속사정 리포트’를 엮어냈다. 신 대표는 광주광역시 태생으로, 전북대 교육학과를 졸업했다.

성기철 논설위원 kcsung@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