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대책] 집단대출은 제외 DTI·LTV 손 안대… 부동산 활성화 등 고려에 효과는 의문 기사의 사진
14일 내놓은 가계부채 대응 방안을 보면 정부가 1200조원에 육박한 가계부채 관리와 부동산 경기 활성화 사이에서 저울질을 한 흔적이 역력하다. 총부채상환비율(DTI) 심사를 강화하긴 했지만 가계부채 연착륙을 위해 총량 규제를 하지 않고 집단대출을 가이드라인 적용 대상에서 제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알맹이가 빠진 대책이 급증하는 가계부채를 억제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많다. 또 내년 5월부터 비수도권에 DTI 가이드라인을 적용하겠다는 발표는 총선용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14일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DTI를 환원할 계획이 없다고 못박았다. 지난해 8월 정부는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해 LTV는 기존 50∼85%에서 70%로, DTI는 50∼65%에서 60%로 완화했다. 이 조치는 가계부채 급증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하지만 금융위 손병두 금융정책국장은 “냉온탕식 직접 규제 변경보다는 질적 개선과 연착륙이 필요하다”며 LTV·DTI를 손보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최근 급증세인 집단대출은 은행의 몫으로 남겨졌다. 정부는 “집단대출은 실수요자에 대한 주택공급 관련 자금 지원 방법으로 DTI 규제를 적용할 경우 부동산 등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며 “은행 스스로 리스크를 관리하고 당국은 주택시장 등을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 미국 금리 인상이 예정된 상황에서 대출이 제한되면서 시장의 심리적 위축이 강화되고 DTI 규제가 적용되지 않았던 지방의 경우 영향이 더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가이드라인 적용에 이어 집단대출까지 옥죌 경우 부동산 시장이 급속히 위축될 것이란 우려를 정부가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 늘고 있는 주택담보대출 대부분이 집단대출인 상황에서 이를 제외한 대책은 가계부채 효과를 반감시킬 것이란 주장이 나온다. 집단대출은 신규 분양 시 중도금, 잔금, 이주비 등을 시행·시공사 등의 보증을 기반으로 빌리는 것으로 현재 DTI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분양시장 호조로 집단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101조5000억원에서 올해 9월 말 현재 104조6000억원으로 뛰어올랐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송인호 연구위원은 “집단대출을 건드려야만 한국 가계부채 구조를 질적으로 바꿀 수 있다”며 “DTI 규제 적용은 프리미엄을 노리고 거래에 나선 사람들을 막기 위한 것으로 실수요자들이 대출받지 못하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비수도권 가이드라인 적용 시기를 놓고 ‘정치적 판단’이 개입됐다는 논란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지금까지 DTI 규제가 적용되지 않았던 지방은 준비시간이 필요해 내년 5월부터 가이드라인을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가이드라인 적용으로 집값이 하락할 경우 표심에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정부가 4월 총선 이후로 시행 시기를 정했다는 의구심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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