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공방] (33) 자작가수 박원의 재발견 기사의 사진
박원. 메이크어스 제공
요즘 노래는 그 자체로 자생력을 얻기 참 힘들다. 시청률이 높은 드라마의 배경음악이 되거나, 예능프로그램에서 집중조명되거나, 뮤직비디오가 화제가 되거나 아니면 수만명의 팬덤을 거느리고 있지 않다면 노래가 확산되는 일은 요원하다.

물론 좋은 노래는 누군가가 불러 언젠가는 사람의 가슴에 불을 지피게 마련이다. 좋은 노래가 호응을 받지 못하고 훗날 재발견되는 일은 불행 중 다행이지만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대중이 낯선 노래를 대하는 자세는 언제나 그러하다. 잔잔히 가슴을 파고드는 노래보다 자극적이고 유행에 쉽게 반응한다. 또 그렇게 열성적이었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내팽개친다.

세월을 버티며 꾸준히 불리는 노래는 이유가 있다. 최근 발표된 자작가수 박원의 정규앨범 11트랙에 수록된 노래를 듣다보니 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다. 노래가 어떤 모습으로 진화할 것인지는 온전히 대중의 몫이지만 한 뮤지션의 자유분방한 생각들이 어떻게 음반에 집결되었는지 자못 궁금했다.

제19회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박원은 이후 뮤지션 정지찬과 함께 원모어찬스로 활동했다. 박원이 부른 ‘널 생각해’는 이미 많은 사람들의 플레이리스트에 오른 곡이다. 그 시절에 보여준 박원과는 전혀 다른 음악 화법이 생경스럽지만 사람냄새가 풀풀 난다.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박원은 2008년 원양어선을 타려고 했다. 여러 회사에서 인턴사원으로 일했던 그는 결국 직원으로 채용되지 못하자 불쑥 바다로 가고 싶었다. 당시 담당교수가 대학가요제에 나가보라는 제의에 응한 것이 오늘의 뮤지션 박원을 만들었다. 그의 이름을 단 첫 앨범은 정교한 음악적 이음새도 돋보이지만 젊은 세대의 감성과 일상성을 튼튼하게 구축하고 있다.

오늘의 음악 환경은 좋은 음악을 골라 듣는 집중력이 현저히 떨어져 있지만 빛나는 뮤지션들이 도처에 존재한다. 우리 곁에 아직 화제가 되지 않은 뮤지션이 있다는 말이다.

강태규(대중음악평론가·강동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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