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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아진 한반도 ‘내륙 지진’… 강진 엄습 불안감 커진다

익산서 3.9 발생… 1.7 여진도 건물이 ‘쿠궁’하며 흔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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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전 4시31분쯤 전북 익산 북쪽 9㎞ 지점(북위 36.03도, 동경 126.96도)에서 규모 3.9의 지진이 발생한데 이어 오후 9시 20분 같은 장소에서 1.7 규모의 여진이 감지됐다. 이번 지진은 올 들어 최대 규모다. 한 해 지진이 40여 차례 발생하는 데다 이번처럼 내륙 발생 빈도가 잦아지고 있어 우리나라도 더 이상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닐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상청은 이날 지진의 규모를 초기 3.5로 판정했으나 정밀 분석 후 3.9로 상향 발표했다. 지진 규모가 실내에 있는 사람이 감지할 수 있는 기준인 3.0을 넘으면서 익산에서 200㎞ 이상 떨어진 서울과 부산, 강원도에서도 감지 신고가 접수됐다.

익산에서는 새벽잠을 자던 시민들이 건물이 ‘쿠궁’ 하는 소리와 함께 흔들림을 느껴 잠을 깼고, 소방서와 행정기관 등에는 사실확인 전화가 쏟아졌다. 대전에서는 10초 이상 지진파가 감지됐다. 충북 증평군에서도 창문, 집기류가 흔들리는 등 진동이 느껴졌다. 전북소방본부에 따르면 200여건의 지진 감지 신고가 들어왔지만 다행히 인명 피해나 큰 재산 피해는 없었다.

기상청 관계자는 “규모가 크고 내륙에서 발생하다 보니 진앙지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시간차를 두고 진동을 감지한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국내에서 발생한 44차례의 지진 가운데 규모 3.5 이상은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서 지난 8월 3일 제주 서귀포시 성산 남동쪽 22㎞ 해역에서 규모 3.7 지진이, 1월 8일 인천 연평도 남서쪽 18㎞ 해역에서 규모 3.5 지진이 발생했다.

한반도는 유라시아판 중심부에 있기 때문에 지각판 경계에 있는 일본과 달리 지진 안전지대로 분류돼 있었다. 규모 3 이상의 유감 지진이 일본에선 연 100여회 발생하지만 한국은 10회 안쪽이다. 하지만 일본 대지진처럼 판의 경계에서 계속 지진이 발생해 중심부로 힘이 전달되면 대형 지진으로 변할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기상청에 의하면 우리나라에서 규모 3 이상 지진은 연평균 9회, 규모 5 이상 지진은 6년에 한 번 정도 발생하고 있다. 1978년 지진 관측 이후 한반도에서 지진은 1980년 북한의 평북 의주에서 발생한 규모 5.3이 가장 컸다. 그러나 2004년 5월 경북 울진 동쪽 80㎞ 해역에서 규모 5.2의 지진이 발생했다. 울진은 원자력발전소가 있는 곳이다.

특히 육지에서도 지진이 잇따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78년 9월 속리산 부근에서 5.2의 지진이 발생한 뒤 96년 강원 영월(규모 4.5), 2007년 강원 평창(4.8), 2009년 경북 안동(4.0) 등에서 4.0 이상의 큰 지진이 일어났다.

연세대 홍태경(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지진 발생 빈도가 낮을지는 몰라도 큰 지진 가능성은 여전히 높은 나라”라며 “조선왕조실록의 지진 피해를 계산해보면 규모 6 후반이나 7까지 발생한 적이 있는데, 과거 지진은 미래에도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익산=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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