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만원대 코트 7만7000원 잘못 기재 ‘TV홈쇼핑사 황당 실수’ 기사의 사진
홈쇼핑 채널을 보는 게 취미인 정모(34·여)씨는 지난 13일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평소 TV홈쇼핑 C사의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해 방송편성표를 확인하곤 하는데 15일 편성표에 오른 유명 브랜드 코트의 판매가격이 7만7000원이었다. 얼마 전까지 20만원이 넘는 가격표가 붙었던 코트였다. 정씨는 횡재라고 여기며 얼른 결제했다. 홈쇼핑 업체들은 방송을 하기에 앞서 앱에서 미리 상품을 판다. 이 코트는 11일부터 사흘간 1000벌이 넘게 팔렸다.

그런데 기다리던 코트는 오지 않았다. 대신 상담원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상담원은 “해당 상품의 가격 표기에 오류가 있었으니 결제를 취소해 달라. 보상으로 판매 예정가격의 10%인 1만7800원을 적립금으로 주겠다”고 설득했다. 결제를 취소하지 않겠다고 하자 C사는 동의를 받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결제를 취소했다.

C사의 앱 게시판엔 정씨 같은 구매자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고객 동의 없는 결제 취소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일부는 한국소비자원에 피해구제 신청을 하겠다고 나섰다. 반발이 거세지자 C사는 백기를 들었다. 결제한 코트를 배송해주기로 했다.

민법에선 ‘계약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이행되어야 하나 의사표시 당사자가 중요 부분에 착오가 있었다면 취소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소비자원도 이를 바탕으로 가격표기 오류와 관련해선 판매자의 착오 여부를 따져 분쟁을 조정한다.

하지만 소비자가 판매자의 착오까지 따져가며 상품을 구입하는 건 쉽지 않다. 홈쇼핑이나 인터넷쇼핑 등 전자상거래가 보편화되면서 판매자가 가격을 잘못 기재해 분쟁이 벌어지는 일도 잦다. 일부 홈쇼핑 업체는 ‘가격 잘못된 것 아닙니다’는 자극적 문구를 앞세워 눈길을 잡으려 하기도 한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전산으로 업무를 하다보니 가끔 가격을 잘못 올리고도 알아채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C사 측은 “가격 오류에 대한 책임을 다하고자 해당 상품을 오류가 난 가격에 판매하기로 했다”며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신훈 기자 zorb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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