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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탕감해 주는 천사 ‘주빌리은행’ 아시나요

부실채권 사들이고 기부 받아 무상 소각해 빚더미 탈출시켜

빚 탕감해 주는 천사  ‘주빌리은행’ 아시나요 기사의 사진
주빌리은행 공동은행장인 이재명 성남시장 등이 24일 서울광장에서 성금으로 매입한 부실채권을 헬륨 풍선에 매달아 날리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마포구에 사는 장모(55)씨는 오랫동안 자신의 발목을 잡아온 빚더미에서 최근 완전히 탈출했다. 그는 건축업에 종사하던 2000년 연대보증을 서줬던 친구가 대출을 갚지 않고 잠적하는 바람에 떠안은 빚 7000만원 때문에 신용불량자로 전락했었다.

한때 노숙생활까지 하며 삶을 포기할 생각도 했었던 장씨는 지난해 6월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의 안내를 받아 파산신청을 했고 그해 11월 채무를 청산할 수 있었다.

그러나 끝이 아니었다. 얼마 후 날아든 우편물에 장씨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연대보증 채무 2240만원(원금 440만원)을 갚으라는 대부업체의 독촉장이었다. 파산신청 과정에서 있는지 몰라 빠뜨렸던 채무였다. 장씨는 다시 센터의 문을 두드렸고 주빌리은행의 도움을 받아 오랜 채무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주빌리은행은 소멸시효가 지나 헐값에 대부업체 등에 떠넘겨지는 부실채권을 사들이거나 기부 받아 무상 소각하는 방식으로 채무자들의 빚을 탕감해 주고 금융취약계층에게 재무상담 및 경제교육을 지원하는 단체다.

사회적기업 에듀머니 등 시민단체와 성남시 중심으로 지난 8월 27일 출범했다. 주빌리라는 용어는 일정 주기마다 죄를 용서하고 부채를 탕감해 주는 기독교 전통인 희년(禧年)에서 유래됐다.

주빌리은행은 24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부실채권 소각행사를 열었다. 주빌리은행 공동은행장인 이재명 성남시장과 유종일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제윤경 상임이사, 정청래 국회의원 등 참가자들은 290억원상당(원금 107억원)의 기업부실채권을 헬륨 풍선에 매달아 하늘로 날려 보냈다. 갚을 여력이 없는데도 10년이상 추심에 시달려온 악성채권이다. 이를 통해 보증인 116명이 채무에서 벗어났다.

주빌리은행은 이로써 출범 3개월여만에 채무자 3964명의 빚 약 1400억원을 탕감해 줬다. 프로축구 구단 성남FC는 행사에서 3000만원을 주빌리 은행에 기부했다.

소각행사에 앞서 주빌리은행은 서울시청 시민청 이벤트홀에서 서울시와 부실채권 문제 해소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서울시는 협약에 따라 부실채권 문제의 심각성을 홍보하고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를 통해 금융 저소득·금융취약계층의 새 출발을 지원한다. 프로축구단 FC서울의 주빌리은행 빚 탕감 프로젝트 캠페인 참여, 채무자 우호적인 금융환경 조성을 위한 법제화 추진에도 힘을 보탤 예정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가계부채 1200조원 시대에 악성채무로 고통 받고 있는 금융취약계층이 새 출발할 수 있도록 서울시도 기꺼이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주빌리은행은 성남시, 시흥시 등과도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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