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 60세시대] 상시 해고 다반사… 대기업 사무직은 ‘그림의 떡’ 기사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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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하게 정년연장 문제는 생산직에 국한된 얘기입니다. 대기업이라고 해도 사무 관리직은 지금도 정년까지 못갑니다. 사무직은 정년 보장이 안 돼 의미 없고, 반대로 생산직은 정년보장은 되는데 임금 조정은 힘들고 직무나 근무방식을 바꾸기도 쉽지 않다는 게 문제죠.”(대기업 인사담당자)

“2015년 한 해를 시끄럽게 한 노동개혁 논란은 기업의 ‘정년 60세 대비’ 차원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공기관, 금융권 등에서 당장 급한 임금피크제는 거의 다 됐다. 저성과자에 대한 일반해고 지침이 겨냥하는 것도 정년은 연장됐지만 직무는 애매한 고령 근로자들이다. 올 한 해 곳곳에서 저성과자 해고, 이에 반발하는 소송 등의 과도기적 갈등이 불가피할 것이다.”(노동계 관계자)

정년 60세 시대가 시작된다. 기존 정년은 법상 권고조항에 불과했다면 이젠 정년 60세에 도달하지 않는 근로자를 특별한 사유 없이 해고하는 것은 불법이 됐다. 바뀐 법은 올해 상시근로자 300인 이상 대기업부터 바로 적용된다. 그런데 아직도 노사 현장은 뒤숭숭하다. 기업들은 정년 60세로 인한 비용 부담이 매우 클 것이라는 우려를 쏟아내는데 정작 만 60세까지 회사를 다닐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월급쟁이들은 많지 않다. 2015년 내내 정부는 정년 60세 시대의 대비책이라며 임금피크제를 밀어붙여 성과도 냈지만, 노사 모두의 불안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정년 60세 과도기 갈등 우려…상시적 해고 압박 커질 듯=고용노동부는 지난해 말 주요 개혁 과제 성과로 임금피크제 도입을 내세웠다. 정부가 강하게 밀어붙인 덕에 공공기관 313곳 전체가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 경영자총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200대 기업의 절반 이상이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 고용부는 기업이 인건비 부담 증가로 청년 채용을 줄일 우려가 있는데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이 우려가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임금피크제 도입이 정년연장에 따른 현장의 걱정을 해소해주진 못한다. 경총은 근무연수가 높아지면 임금이 자동승급되는 호봉제가 여전히 만연해 있어 정년 연장에 따른 비용 부담이 크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반면 일부 대기업 생산직 근로자와 공공기관 정도를 제외한 나머지 부문에서 정년 연장 효과에 대한 기대감은 높지 않다. 정년 60세 부담을 이유로 상시적 해고가 만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재계는 2015년 노동개혁을 위한 노사정 협상에서도 ‘저성과자에 대한 일반해고’를 강하게 주장해 왔고 이 문제는 지금도 논란 중이다.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 관계자는 “저성과자 일반해고가 직무가 애매해진 고령 근로자를 겨냥하게 될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무리한 해고와 그에 따른 송사 등도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도 “당분간 노사 현장에서 정년 의무화 정착까지 과도기는 불가피할 것 같다”고 말했다.

◇‘고령근로자=기업 부담’ 틀 벗어나야, 인력활용방안·은퇴준비지원 등 필요=결국 정년 연장이 정착되려면 고령 근로자를 ‘짐’으로 인식하는 기업문화와 사회적 시선이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지금은 정년 연장이 기업에 부담을 주는 요소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정년 연장 의무화를 앞두고 금융권 등을 중심으로 몰아닥친 희망퇴직은 이를 방증한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말 아예 올해부터 임금피크제 개시 연령을 늦추는 대신 희망퇴직은 하지 않겠다며 마지막으로 대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노동계 관계자는 “한국의 근속연수는 매우 짧다. 임원 승진 경우를 제외하고는 50세 전후로 회사를 떠나는 기업 문화가 해소되지 않는 한 자의반 타의반 정년 전에 일을 그만두는 일이 만연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순히 임금을 감축하는 데 초점을 맞춘 임금피크제를 넘어 근로시간을 줄이는 만큼 임금을 줄여 기업은 부담을 줄이고 근로자는 은퇴 후를 준비할 시간을 갖는 ‘근로시간피크제’ 도입 필요성도 제기된다. 고용부 관계자는 “정부도 장년층 근로시간 단축 확대가 좋은 대안으로 보고 지원했다”면서 “이 제도 정착을 위해서는 기업 내에서도 근무방식, 은퇴지원제도 등의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민영 노용택 백상진 기자 my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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