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존사회를 향하여] LG전자 노조, ‘勞使’ 아닌 ‘勞經’ 똘똘… 사회적 책임 1위 기사의 사진
배상호 LG전자 노동조합 위원장(앞줄 왼쪽)이 지난 6월 22일 베트남 하이퐁 생산법인을 방문해 국내 선진 노경문화를 전수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LG그룹은 ‘노사(勞使)’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노사라는 말이 상호 대립적이고 수직적인 의미를 나타낸다고 보기 때문이다. LG그룹 전 계열사는 노사 대신 ‘노경(勞經)’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상호 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근로자·경영자가 함께 가치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의미에서다.

LG전자 배상호 노동조합 위원장을 포함한 노조 대표들은 지난 6월 베트남 생산법인을 직접 찾았다. 베트남 공장은 LG전자 TV와 휴대전화, 세탁기, 청소기, 에어컨 등을 생산하고 있다. 노조 대표들은 현지 베트남 직원들에게 노조의 역할을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LG전자가 2010년 국내 기업 최초로 선포했던 ‘노조의 사회적 책임(USR) 헌장’이 설명의 핵심적인 내용이다. ‘노조는 직원들의 고용 안정과 임금 인상·복리 후생 증진 등에 설립 목적이 있지만,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책임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노조가 공정거래·인권·노동·환경·조직지배구조 개선·품질강화·사회공헌 등 7대 과제 해결에 적극적이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LG전자 노조의 해외법인 방문과 선진 노경 문화 전파는 2012년부터 시작됐다. LG전자는 그때부터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중국 연태, 멕시코 몬테레이를 포함한 생산 라인에서 현지 노동조합과의 간담회, 품질 혁신 전문가 파견 등을 진행해오고 있다. 노조의 사회적 책임 활동을 수행하는 자발적 모임인 ‘USR 서포터스’는 베트남을 포함한 14개 생산 라인에서 활동 중이다. 배 위원장은 “선진 노경관계를 통해 생산품질을 강화하고, 지역사회에 공헌할 수 있도록 USR 활동을 지속 전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노경 합동 노력으로 LG전자는 지난 7월 ‘제1회 아시아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랭킹’ 조사에서 한국 기업 1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노력은 ‘선언’에 그치지 않고 노조원들의 아이디어를 모아 업무 효율을 높이는 ‘USR 품질강화 생산라인’ 활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노조에서 작업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내면 사측은 노조의 아이디어를 일부 적용해 보고, 업무 효율성이 높아진다고 판단되면 전체 라인으로 확대하는 방식이다. 노조는 자발적으로 아이디어를 모으고, 회사 역시 노조가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업무 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LG전자 측은 “아이디어가 업무 환경 개선에 직접적으로 반영될 수 있기 때문에 노경 신뢰 분위기 속에 업무 분위기가 개선되고, 생산 효율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