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 60세시대] 노인 노동력에 의존하는 시대… 정년 더 늘어난다 기사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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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 60세 시대가 시작됐지만 정년 연장은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고령화에 따라 정년은 계속 연장될 전망이다. 생산가능인구가 부족해지면서 노인 노동력에 의존해야 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정부는 최근 발표한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에서 정년과 연금수급연령을 단계적으로 일치시키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2018년 이후 정년을 단계적으로 65세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게 정부의 생각이다.

◇소득 공백 우려, 정년 추가 연장 추진=정부가 정년 추가 연장을 고려하는 가장 큰 이유는 직장을 그만두는 시기와 국민연금을 타는 시기 사이의 소득 공백 때문이다. 현재 연금을 타기 시작하는 나이는 만 61세다. 연장된 60세 정년을 적용받는다 해도 1년간 소득이 없는 기간이 생긴다. 물론 법적 정년을 적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소득 공백기는 훨씬 더 길다.

은퇴 직후 소득 공백 현상은 이미 심각한 단계로 들어서고 있다. 수급 나이에 앞서 국민연금을 미리 당겨 받는 조기연금 수령 현황을 보면 이를 알 수 있다.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2015년 6월 기준 조기연금 수령자는 45만8588명이나 된다. 전체 노령연금 수급자의 15.3%다. 2009년에는 조기연금 수령자가 18만4608명으로 전체 연금 수급자의 8.59%에 불과했다. 이 비율은 2010년 9.29%, 2011년 9.99%, 2012년 11.76%, 2013년 14.26%, 2014년 15.0% 등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최대 5년까지 일찍 받을 수 있는 조기연금은 수급시기를 1년 앞당길 때마다 6%씩 연금액이 깎인다. 손해를 감수하고도 연금을 앞당겨 탈 정도로 ‘가난한’ 은퇴자가 많다는 얘기다.

60세 정년 실시는 소득 공백 현상을 다소 완화시켜줄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소득 공백은 다시 심화될 수밖에 없다. 연금 수급나이가 단계적으로 높아지기 때문이다. 61세 연금 수령은 올해 만 60세를 맞는 1956년생까지만 적용된다. 57∼60년생(2016년 기준 56∼59세)은 한 살 더 많은 만 62세부터 연금을 받을 수 있다. 61∼64년생은 63세부터, 65∼68년생은 64세가 연금수급 개시 나이다. 1969년생 이후는 만 65세가 돼야 노령연금 수급이 가능하다. 정년 60세가 모든 직장에서 일반화된다 해도 5년간 소득 공백이 생기게 된다. 정부가 정년 추가 연장을 고민하는 이유다.

정부는 “연금수급과 정년의 괴리가 2년으로 확대되는 2018년 전까지는 정년 60세 제도를 정착시키고 청년 고용률을 높이는데 힘을 모은 뒤 이후 사회적 논의를 거쳐 정년과 연금수급연령의 단계적 일치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동시장 양극화 심화될 것”=기업들은 추가 정년 연장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나이가 들수록 임금이 높아지는 현 기업 문화에서 고령자 채용은 큰 부담이라는 입장이다. 특히 기업들은 정년 연장으로 노동시장 양극화가 더 심화될 것이라고 말한다. 정년 추가 연장은 대기업과 공공기관 위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며, 그렇게 되면 대기업·공공기관을 선호하는 청년의 구직 성향이 더 강화될 것이라는 얘기다.

이상철 한국경영자총협회 사회정책팀장은 “학계에서는 정년 연장이 노동시장에 큰 영향이 없다고 하지만 이는 전체적인 그림만 보기 때문”이라면서 “실제로는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에서 탈락한 대졸자들이 중소기업으로 가지 않고 청년실업자로 남아 재수, 삼수 하듯 구직 활동을 한다. 정년이 추가로 연장되면 이런 현상이 더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요즘 같은 불경기가 이어지면 정년 연장은 생각지도 못할 일이라는 게 기업들의 입장이다. 이 팀장은 “일본의 경우 80% 이상의 기업이 정년을 연장한 상황에서 정부가 법제화해 시장 충격이 크지 않았다”며 “정부가 언제부터 정년을 추가 연장하겠다는 시그널을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점진적 퇴직제’ 도입 제안도=그렇지만 ‘오래 일하기’는 곧 다가올 현실이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25∼49세 핵심근로인구는 2015년 1939만명에서 2020년 1865만명, 2025년 1760만명 등으로 급속히 줄어들 전망이다. 노인 노동력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노인 개인에게는 은퇴 준비할 시간을 주고 기업에는 비용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점진적 퇴직제’를 도입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를테면 60세까지는 전 시간 근로를 하게 하고 이때부터 62세까지는 주당 40시간 근로의 80%에 해당하는 주 4일 또는 주 32시간만 일하게 하자는 것이다. 이어 63세부터 65세까지는 주 3일 또는 주 24시간 파트타임을 실시해 근로시간을 단계적으로 줄이자는 제안이다. 안주엽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은퇴를 앞둔 사람에게 자영업이나 봉사활동 등 인생 이모작을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앞으로 이 연령대 사람들은 임금을 적게 받더라도 일하려 할 것이므로 기업 입장에서는 다양한 노동력 자원을 갖고 생산성을 끌어올리면서 비용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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