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포럼-이재훈] 콜라보다 싼 휘발유 값 기사의 사진
‘콜라보다 싼 휘발유 값’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30달러대로 떨어지면서 동반 하락한 국내 휘발유 가격을 빗댄 최근 신문기사 제목이다. 그래서인지 교통량도 부쩍 늘었고 대형차 판매율도 증가했다고 한다. 대표적 화석연료인 휘발유 값이 떨어지면 소비는 늘어나게 마련이고 온실가스 배출도 늘어난다. 다른 나라들도 사정은 비슷할 터여서 2주 전 파리에서 첫발을 뗀 신(新)기후체제의 앞날이 순탄치만은 않아 보인다.

1997년의 교토의정서를 대체하게 될 파리협정은 지구의 평균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섭씨 2도보다 상당히 낮게 유지함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세계 거의 모든 나라가 참여해 국가별로 구체적인 감축 목표를 제시했고, 개도국도 온실가스 감축의무를 지게 했다는 점에서 가히 역사적이라 할 만하다.

신기후체제의 성패는 협정 이행에 대한 주기적인 점검이 얼마나 실효성 있게 이뤄지느냐에 달려 있다. 전문가들의 지적대로 협정 당사국들이 서로를 믿고 감축의무를 성실히 이행하느냐(신뢰), 개도국 지원을 위한 비용을 국제사회가 얼마나 각출해낼 수 있느냐(자금)가 관건이다. 한국도 2030년 온실가스 배출 전망치 대비 37%를 감축하겠다고 약속했다. 온실가스 배출 세계 7위인 한국이 경제적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국제사회와의 약속을 지켜내려면 어떤 일부터 서둘러야 할까.

정치권부터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법률과 예산의 적기 확보가 항상 뒷받침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18년 전 교토의정서 비준에 실패했던 미국은 파리협정 이후에도 심상치 않은 모습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행정명령을 통해서라도 온실가스를 감축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다수당이자 야당인 공화당의 생각은 다르다. 미치 매코널 원내대표는 “오바마 대통령은 지키지 못할 약속을 했다”고 밝혔다.

산업계의 전폭적인 이해와 협조도 긴요하다. 신기후체제는 분명한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화석연료보다 청정에너지 사용을 늘리는 저탄소경제로 가라는 것이다. 금융권과 투자자들도 이를 직시해야 한다. 하지만 기업의 온실가스 감축에는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따라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규제일변도 정책은 바람직하지 않다. 기업들 스스로가 필요성을 인식하고 관련 기술 개발에 나설 수 있도록 적극 도와야 한다.

그런 점에서 지난 11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30 에너지 신산업 확산전략’에 거는 기대가 크다. 에너지 효율도 높이고 온실가스 감축도 하면서 수출시장도 모색한다니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으면 좋겠다.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 등 다수 다국적기업들이 이미 파리협정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나섰다. 앞선 녹색기술력을 바탕으로 저탄소경제로의 전환을 위기가 아닌 기회로 삼겠다는 전략임이 분명하다.

국민 모두의 인식전환과 실천이 전제되지 않으면 백약이 무효다. 고유가 시절 ‘탄소제로 프로젝트’가 크게 주목을 받은 적이 있었다. 공공기관의 행사에서 가정집의 돌잔치에 이르기까지 에너지 사용으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식목이나 배출권 매입 등을 통해 순증이 제로(0)가 되도록 한다는 것인데, 이런 분위기를 다시 살려내야 한다.

제품마다 탄소발자국을 명기하거나, 투자결정도 온실가스 감축을 우선토록 하는 방안들이 마련되면 좋겠다. 노령화사회가 진행되면서 다음 세대는 더 많은 경제적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지만, 기후변화 대응의 책임마저 후대에 물려줄 수는 없다.

□이재훈 총장이 여의도포럼 필진에 새로 참여합니다. 이 총장은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제2차관 등을 지냈고 성균관대에서 행정학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이재훈 한국산업기술대총장 이재훈 한국산업기술대 총장이 여의도포럼 필진에 합류합니다. 이 총장은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제2차관, 무역투자실 실장 등을 지냈고 성균관대에서 행정학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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