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2016] 본선보다 치열한 ‘공천 혈투’ 기사의 사진
20대 총선에서 본선보다 더 주목받는 예선전을 치르는 지역의 경선 레이스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전국적 인지도를 갖춘 인사들이 대거 공천 경쟁에 뛰어든 데다 계파 대리전 양상까지 부각되면서 후보들 간 신경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에서 두드러진 ‘친박(친박근혜) 마케팅’도 관전 포인트다.

서울 서초갑에선 친박과 비박(비박근혜)을 대표하는 여성 정치인 간 대결구도가 형성됐다. 재선 의원으로 최고위원까지 지냈던 새누리당 이혜훈 전 의원과 청와대 정무수석 출신의 조윤선 전 여성가족부 장관 간 혈전이 예상된다. 이들은 최근 국회 정론관이라는 같은 장소에서 15분차로 출마 기자회견을 여는 등 팽팽한 기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처남인 최양오 현대경제연구원 고문도 이 지역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서울 종로도 격전지로 꼽힌다. 이 지역에서 내리 3선을 하면서 국회 외교통일위원장까지 지낸 새누리당 박진 전 의원은 “종로에 뼈를 묻겠다”며 ‘종로 토박이’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나섰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이 지역 예비후보로 등록을 했지만 최근 당 지도부의 ‘험지 출마’ 요구에 “정해준다면 어떤 것이라도 당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2011년 8월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시장직을 걸었다 물러났던 오 전 시장은 ‘대권 잠룡’으로 분류된다.

박 전 의원이나 오 전 시장 모두 이번 총선을 통해 정치적 휴지기를 마치고 재기를 노린다. 새누리당 당협위원장인 정인봉 전 의원도 경쟁에 뛰어들었다. 예선전도 버거운 이들에게는 6선 고지를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의원과의 본선 매치가 기다리고 있다.

분구 예상지역인 인천 연수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입’이었던 민경욱 전 청와대 대변인과 새누리당 전 원내대표인 유승민 의원 측근으로 원내대변인을 지낸 민현주 의원이 각각 출마를 준비 중이다.

‘예선이 곧 본선’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대구·경북(TK) 지역에선 ‘진박’(박근혜 대통령의 진실한 사람)을 자처하는 후보들이 표심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앞으로 진실한 사람들만 선택받을 수 있도록 해주시길 (국민에게) 부탁한다”고 했던 박 대통령의 발언을 홍보전략으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예비후보자들은 출마선언문이나 경력 소개 등을 통해 박 대통령과의 ‘특별한 인연’을 띄우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가 지키는 대구 달서병에선 남호균 전 청와대 행정관이 도전장을 던졌다. 박 대통령의 ‘배신의 정치’ 발언 이후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난 유승민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동구을엔 ‘친박 후보’를 자처하는 이재만 전 동구청장이 뛰고 있다.

이밖에 유 의원과 가까운 의원들이 지키고 있는 다른 대구 지역구에도 윤두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이 출사표를 던졌다. 새누리당의 한 재선 의원은 31일 “‘진박 감별법’을 확실히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이 지역 경선 레이스는 혼전을 거듭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야당의 계파 대리전도 가열되고 있다. 경기 고양덕양을엔 친문(친문재인) 문용식 지역위원장과 ‘손학규계’ 송두영 전 지역위원장, ‘안희정계’ 정재호 전 청와대 사회조정비서관이 경합 중이다. 안철수 의원의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이태규 부소장도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김광진 의원 보좌관 출신의 강동기 고양미래전략연구소장도 도전장을 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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