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먼저 솟는 해야, 희망과 위로로 떠라… 12년 전 동해에 교회 개척 안호성 목사의 기도

“작은 교회가 한국교회 미래… 바로 설 수 있도록 관심을”

가장 먼저 솟는 해야, 희망과 위로로 떠라… 12년 전 동해에 교회 개척 안호성 목사의 기도 기사의 사진
울산 울주군 간절곶은 한반도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장소다. 2015년 마지막 날 떠오르는 태양을 등진 채 안호성 울산온양순복음교회 목사(오른쪽에서 네 번째)와 교인들이 기도를 드리고 있다. 울산=강민석 선임기자
청년 목사는 12년 전 울산 울주군의 작은 동네에 교회를 개척했다. 당차게 ‘복음 불모지’에 교회를 세웠지만 목회는 생각보다 만만찮았다. 복음을 전하기 위해 마을 곳곳을 돌아다녔지만 주민들은 차갑게 외면했다. 단 한 명의 성도도 없이 주일예배를 드린 적도 있다. 그럴 때면 텅 빈 예배당에 혼자 무릎을 꿇어야 했다.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위로를 얻고 싶었지만 마땅한 사람이 없었다. 무작정 교회 인근 바닷가 간절곶으로 나가 기도를 시작했다.

“하나님 제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울음이 그치질 않았다. 텅 빈 간절곶은 그가 맘 놓고 울 수 있는 곳이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문득 눈을 떠보니 수평선 너머로 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보라 동해에 떠오르는 태양’이었다.

안호성(울산온양순복음교회·41) 목사의 이야기다. 2004년 1월 1일 이 곳에 교회를 개척했다. 직접 벽돌을 지고 등짐을 날랐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아 강대상, 장의자, 피아노 등은 전부 주워왔다. 개척 후 4년간 사례비를 받지 못했다. 밥 굶고 배고픈 건 참을 수 있었다. 교회를 들렀던 사람이 발길을 끊을 때, 그때 받는 상처가 컸다.

“개척 교회가 작은 것이지, 그 곳에 계시는 하나님이 작은 건 아니잖아요. 교회 규모를 보고 떠나는 이들을 보면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어요.” 그는 말씀에 목숨을 걸었고 예배에 집중했다. 지금은 500여명의 성도가 모인다.

2015년 마지막 날, 안 목사는 교인들과 함께 간절곶을 다시 찾았다. 교회에서 차로 10분 정도 떨어진 곳이다. 등대와 바다, 소망우체통 하나가 서 있었다. 하늘이 바다까지 내려와 어렴풋한 수평선이 없다면 하늘인지 바다인지 모를 지경이었다. 오전 7시32분, 수평선 너머로 해가 떠올랐다. 간절곶은 한반도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곳이다.

안 목사는 눈을 감고 두 손을 모았다. “주님, 새해를 맞는 이 나라에 작은 교회가 바로 설 수 있게 해주세요. 어려움을 겪는 작은 교회가 희망을 잃지 않도록 주님께서 위로해 주세요.” 그가 교회를 개척할 당시의 안타까움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안 목사는 2012년 4월부터 작은 교회를 위한 무료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지금까지 250여 차례 진행했다. 이날 그의 딸 안나(8)양은 “아빠가 집회 가는 작은 교회들이 부흥하게 해 주세요”라고 기도했다. 기도를 마친 안 목사는 작은 교회를 향한 희망메시지를 전했다.

“하루 중 가장 어두울 때는 동이 트기 바로 직전이에요. 마치 해가 안뜰 것 같은 어둠이 짙게 깔리죠. 그러나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도 해는 언제나 절망을 뚫고 떠오릅니다. 1년에 3500개가 넘는 개척교회가 문을 닫는다고 합니다. 그러나 작은 교회를 이끄는 목회자들이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희망은 있습니다. 주님이 주시는 위로 받고 힘을 얻으시길 바랍니다.”

울산=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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