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인의를 찾아서(45) 고려대안암병원 암센터] 환자 마음까지 치유… ‘암과의 전쟁’서 승기 기사의 사진
고려대안암병원 암센터 주요 의료진. 왼쪽부터 대장항문외과 김선한 교수, 혈액종양내과 김열홍(센터장)·박경화 교수, 유방내분비외과 배정원 교수, 방사선종양학과 김철용 교수. 곽경근 선임기자
암을 치료하는 과정은 간단하지 않다. 몸 속 어디에 어떻게 자리 잡았는지를 정확히 파악하고 수술을 할지, 항암치료나 방사선 치료를 병행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암 치료에 다학제 협진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다학제 협진이란 환자를 직접 만나 진료하는 의사뿐 아니라 환자를 볼 일이 거의 없는 영상의학과, 핵의학과, 병리과, 종양내과, 방사선종양학과 등 타과 의사도 머리를 맞대고 함께 정도(正道)를 찾는 과정이다.

물론 수술을 결정해도 간단치 않다. 최고 수준의 의료진이 개복수술, 복강경 수술, 냉동수술, 로봇수술 등 다양한 의료술을 총동원해 부작용이나 큰 후유증 없이 암을 제거하기 위해 힘써야 하기 때문이다.

고려대안암병원 암센터(센터장 김열홍·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암과의 전쟁’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이 모든 무기를 갖추고 만반의 준비를 하는 곳이다. 특히 대장·직장암, 갑상선암, 자궁암·난소암, 신장암, 방광암, 전립선암 등 다양한 암 치료에 로봇수술을 접목시켜 미래의학의 중심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로봇수술은 혈관상태, 혈류흐름, 조직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고 안전성과 정교함도 뛰어나다. 한 개의 배꼽 구멍에 여러 개의 미세한 로봇 팔을 삽입해 수술 후 흉터가 눈에 띄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환부를 10배 이상 확대한 3차원 화면을 보며 시술하므로 주위 정상조직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첨단 수술 장비는 뛰어난 의료진과 함께 했을 때 더 큰 효과를 얻게 마련이다. 고려대안암병원 암센터가 그런 곳이다. 대장암·직장암 수술 분야 대가로 인정받는 김선한 외과 교수, 전립선암 수술 최고 권위자 천준 비뇨기과 교수, 아시아 최다 방광암 로봇수술 기록을 자랑하는 강석호 비뇨기과 교수 등 세계최고 의료진이 포진하고 있다.

후두부 머리카락 경계선을 이용해 흉터가 눈에 띄지 않는 갑상선수술을 선도하는 정광윤 이비인후과 교수와 입안으로 수술해 작은 흉터마저 드러나지 않게 되는 경구(經口) 갑상선수술을 세계최초로 선보인 김훈엽 내분비외과 교수, 흉터 없는 유방재건성형 수술로 유명한 윤을식 성형외과 교수도 있다.

고려대안암병원 암센터는 김열홍 센터장을 중심으로 암 세포의 특정 유전자변화를 타깃으로 삼아 정밀 항암 표적치료제 개발을 위한 다국적 임상시험 연구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암의 진행과 전이를 막는 표적치료제도 활발하게 연구 중이다.

표적치료제를 이용한 최적의 정밀치료를 위해서는 정확한 진단이 필수적이다. 김 센터장은 암 치료 역사를 바꿀 유전자 검사법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차세대염기서열분석법을 이용해 혈액에 떠다니는 암세포 유전자를 분석하는 기술이다. 이를 이용하면 조직검사 없이 피 한 방울만으로 암환자의 몸속에 어떤 유전자변이가 존재하는지 알 수 있다.

고려대안암병원 암센터는 환자의 마음까지 보듬는 ‘암 치유 희망병동 안암동(安癌棟)’을 바탕으로 환자와 동행하는 의료기관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안암동은 암센터가 있는 행정구역 안암동(安岩洞)에서 따온 이름이지만, 환자가 내 집같이 편안하게 머물며 치유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병동에는 국내 어느 병원에도 없는 ‘희망우체국’이 있다. 일반 우편물을 발송하는 우체국이 아니라 우편물을 보내면 1년 뒤 배달되는 느린 우체국이다. 안암동서 치료를 받은 암 환자가 1년 뒤 자신의 투병생활을 돌아보거나, 가족의 곁을 떠나기 전 남긴 메시지를 전달하는 곳이다.

김열홍 교수는 “암은 조기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므로 꾸준히 건강검진을 해야 한다. 설사 암 진단을 받아도 적절하게 치료하고 잘 관리하면 고혈압이나 당뇨 같은 만성질환 정도로 위험도를 낮출 수 있으므로 희망을 버려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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