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공방] (35) 책임지지 않는 사회 기사의 사진
2015년 메르스사태
2016년 새해가 밝았다. 지난해를 돌이켜보니 우리는 상대에게 깊은 상처를 주는 공방의 연속이었다. 배려하고 소통하는 법을 잊고 살았다. 우리가 상대에게 건네는 말 한마디는 깊은 상처가 될 수도 있고 따뜻한 위로가 되기도 한다. 상대를 인정하고 소통과 배려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 진정성을 획득할 수 있다. ‘결손’과 ‘결속’을 구분 짓는 것은 바로 ‘인정(認定)’이다. 상대를 인정하는 순간 우리는 결속된다.

그러나 상대를 인정하지 않는 순간 바로 결손이 된다. 더 이상 바라보며 대화할 수 없게 된다. 인정하는 미학은 결속과 결손을 갈라놓는 중요한 선택이지만, 오늘 우리는 그 중요한 선택을 잊고 산 지 오래되었다. 정치 경제 문화 전 분야에 걸쳐 우리는 독선적이고 한 치의 양보 없는 아집을 씁쓸하게 지켜보았다. 오늘의 우리 사회는 상대를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잃는 것이 너무 많다.

‘시기’와 ‘탓’이 난무하는 오늘의 공방전은 상대를 인정하는 배려 없음이 초래한 일그러진 자화상이다. 모든 것이 자기중심이어야 하는 이기심은 상대를 이해하거나 인정하지 않는 것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결국 깨어지고 곪아 터져서 사회가 결손의 상처로 얼룩진다.

그리고 우리는 책임지지 않는 사회에 살고 있다. 우리 사회의 리더들이 선뜻 나서 책임지는 모습을 볼 수가 없었다. 책임지지 않는 사회는 한마디로 신뢰 없는 사회다. 그러니 함부로 말하고 글을 쓴다. 한 시인은 힘없고 가벼워 보이는 종이에 손을 베여 피가 흐르는 모습을 보면서 세상에 가벼운 것은 어디에도 없다고 했다. 한발 더 나아가, 생각 없이 내뱉은 가벼운 말들로 남들을 피 흘리게 한 일은 없었는지 되물었다. 그리고 마음을 베인 모든 사람에게 용서를 구했다.

말 한마디의 진정성이란 다른 사람의 마음을 숙연하게 만든다. 마음의 속도를 늦추어라, 느림은 미덕이라 말했다. 생각의 반복 끝에 무르익은 말과 글은 올 한해를 따뜻하고 풍요롭게 할 것이다.

강태규(대중음악평론가·강동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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