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바닥 떨어진 교권, 대책은 헛바퀴만… ‘교사 폭행’ 사건 계기 살펴본 교권보호정책 기사의 사진
교권은 이미 바닥에 떨어졌다. 학생이 빗자루로 교사를 툭툭 치고, 이를 다른 학생이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온라인에 올리는 세상이다. 처벌이 능사가 아니라며 온정적으로 대하는 동안 피해 교사의 상처는 덧나기 일쑤다. 사건이 터질 때마다 ‘○○종합대책’을 내놓지만 그때뿐이다. 학교 현장에서는 교육 당국의 교권강화 대책이 ‘헛바퀴’만 돈다고 꼬집는다.

지난 연말 ‘교권보호특별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교육부는 3년 만에 교권 보호종합대책 재정비에 나섰다. 교권침해 학생 학부모를 소환해 자녀와 함께 특별교육 또는 심리치료를 받도록 하는 방안 등이 담겼다. 교육부는 ‘교원사기진작 종합대책’을 다음 달까지 만들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장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 2012년 시작해 실행 4년차를 맞은 교권 보호대책조차 겉돌고 있다. 교육부는 2012년 8월 교권 보호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이 대책은 교권침해 학생·학부모 조치 강화, 피해교원 상담·치료지원, 교권침해 은폐 방지 및 예방 강화 등을 뼈대로 한다. 각 시·도교육청이 2011년을 전후로 체벌 금지 등을 포함한 학생인권조례를 마련하면서 교권침해 사례가 늘자 부랴부랴 마련한 조치였다. 교육부가 대책을 내놓자 시·도교육청도 교권보호지원센터와 법률지원단을 확대 운영했다.

그러나 제도 자체를 모르는 교사가 태반이다.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 교사 신모(33·여)씨는 4일 “교권보호지원센터에 대해 처음 들었다. 실제 심각한 피해를 겪게 되더라도 당국이 운영하는 제도를 이용하기는 조심스럽다. 전시행정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교권침해 상담·법률서비스 건수는 2012년 430건, 2013년 660건, 2014년 1347건에 불과하다. 반면 교육부에 접수된 교권침해 건수만 따져도 2012년 7971건, 2013년 5562건, 2014년 4009건에 이른다.

시·도교육청 교권보호지원센터의 전문성도 떨어진다. 센터 14곳 가운데 전문상담사가 있는 곳은 5곳(서울·세종·경기·충북·전남교육청)뿐이다. 울산 전북 제주는 교권침해 상담, 피해교사 지원 등을 위(Wee)센터와 복지기관 등에 의존하고 있다. 위센터는 학교부적응 학생 등을 관리하는 곳이다. 교권보호와는 성격이 맞지 않는다.

교육 현장에서는 교권과 학생인권, 학습권을 상호보완 문제로 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교권을 침해하는 행위를 강하게 처벌해야 반대급부로 학생인권과 학습권도 존중받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김동석 교총 대변인은 “교권이 바로서야 학습권과 학생인권이 보장된다. 침해 정도가 심하거나 상습적인 학생들에 대한 엄격한 조치와 학부모 협조가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2014년부터 지난해 1학기까지 교권침해로 전국에서 학생 203명이 퇴학 조치됐다. 이외에 출석정지는 1578명, 교내봉사는 1260명, 특별교육이수는 1236명, 사회봉사는 910명, 전학·기타처분은 536명 등이다. 교권을 침해한 학부모 등 10명은 형사처벌을 받았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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