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평-윤석헌] 자영업 경쟁력 강화해야 기사의 사진
자영업이 어렵다. 혹자는 만약 한국경제에 위기가 발생하면 자영업이 도화선이 될 것이라고 한다. 전체 규모가 크고(작년 6월 말 기준 자영업 수는 556만9000개, 대출 규모는 519조5000억원 추정), 개별 자영업 규모는 영세해 취약하며, 가계 및 기업 대출 모두와 연관돼 불꽃이 사방으로 튈 수 있다. 자영업 문제가 한국경제 시스템 위기의 직접적 원인이 되지는 않더라도 사회경제적 혼란과 비용을 확대할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한국은 2013년 기준 전체 취업자 중 자영업자 비중이 27.4%로 OECD 국가 평균 16%를 크게 상회했고 네 번째로 높다. 직장 은퇴자에 청년실업자가 가세해 음식·숙박업, 부동산 중개, 도소매업 등 전통 서비스업에 몰리다보니 과당경쟁이 초래됐다. 특별한 아이디어도 없고 경험이나 경영 능력도 부족하며 자본도 부족하다. 이런 상황에서 경기 침체로 매출이 감소하고 수익률이 저하돼 당분간은 차입으로 버텨보겠지만 폐업을 피하기 어렵다. 자영업 평균 생존율은 1년 83.8%, 3년 40.4%, 10년이면 16.4%로 떨어진다.

자영업자 실태는 전환기 한국경제에 여러 가지 문제를 던진다. 우선 자영업이 어려우면 소비가 줄어 내수 회복이 부진하며 성장잠재력 회복에 부정적 효과가 우려된다. 낮은 수익성과 치열한 생존율은 빈부격차를 확대해 양극화의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 노동 문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모든 경력 경로는 치킨집으로 통한다’는 말처럼 일반 사무직 노동자의 출구가 자영업인 상황에서 출구 이후의 위험 확대는 노동자의 고용계약 협상력을 약화시키고 질적 수준 저하를 초래한다. 이게 다시 자영업 진입을 확대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것이다. 무엇보다 자영업은 내수산업의 마지막 버팀목으로 그 몰락은 수출에 치우친 한국경제의 시스템 리스크 확대를 초래하므로 국가 위험관리 차원에서 자영업 경쟁력 강화가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자영업 경쟁력 강화를 통한 내수 확충에 국가 경제정책의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작년 11월 중국의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시진핑 주석은 향후 중국의 경제성장 정책의 초점을 내수 확대 및 공급역량 확대에 맞추겠다고 했다. 한국정부가 참고할 만한데, 다만 자영업의 단순한 양적 확대보다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질적 수준 고양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세 가지를 제안한다. 첫째는 정부의 과감한 재정 투입이다. 필요하면 증세나 채권발행 모두 고려해야 한다. 지금이 한국경제의 전환기여서 늦기 전에 자영업의 공급역량 확충을 이끌어낼 필요가 있다. 현재 추진 중인 시장시설 현대화 사업이나 시장 경영혁신 지원 사업의 확대가 바람직해 보인다.

둘째, 자영업자들에 대한 경영 교육 및 컨설팅 서비스 지원이다. 우선 자영업 진입 시 사업계획 구상을 도와주는 게 필요한데, 자영업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동시에 진입 요건으로 작용해 무분별한 진입 억제 효과도 기대된다. 진입 후 맞춤형 교육 및 컨설팅 서비스 제공도 필요하다. 지자체 또는 지역 대학이 주도할 수 있으며, 요즘 국내에 넘치는 은퇴한 인적 자원 풀의 경험과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다. 지역 금융기관과의 협력 프로그램 개발도 가능할 것이다.

셋째, 퇴출이 쉽게 일어나도록 해야 한다. 자영업의 경우 조기 퇴출이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다. 퇴출이 늦어지면 개별 회사 및 전체 자영업 피해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퇴출 시 비용 절감을 위한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 퇴출 내지 업종전환 컨설팅 제공도 필요하고 자영업자 파산보험 도입도 바람직해 보인다. 기존 서민금융 지원 제도와의 연결도 필요하다.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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