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기획] 中企 인재선발 ‘실용’ 바람… 필기시험 보는 中企 8.2%뿐 스펙 빼고 면접만으로 채용

지원자 능력 엇비슷한 수준… “실무능력 판단, 필기보다 면접”

[기획] 中企 인재선발 ‘실용’ 바람… 필기시험 보는 中企 8.2%뿐 스펙 빼고 면접만으로 채용 기사의 사진
60년 가까이 신발용 밑창, 합성 피혁용 폴리우레탄을 만들어온 동성화학은 5년 전부터 채용과정에서 필기시험을 아예 없앴다. 면접을 통해 지원자의 인성과 업무능력, 열정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동성화학 관계자는 11일 “요즘 중소기업의 채용 추세는 필기를 없애는 것”이라며 “필기시험을 치른다고 좋은 인재가 들어오는 것은 아니더라”고 전했다.

지난해 채용과정에서 필기시험을 치른 중소기업은 10곳 중 1곳도 채 안 됐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지난해 상반기 중소기업 284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신입사원 채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필기전형을 실시하는 중소기업은 고작 8.2%였다. 2013년(9.5%)보다도 줄어든 수치다. 반면 지원자를 ‘면대면’으로 평가하는 면접을 선호하는 기업은 늘어났다. 조사대상 기업의 99.4%는 면접을 시행 중이라고 답했다. 실무면접과 임원면접 등 면접을 두 번에 걸쳐 시행하는 중소기업은 2년 사이 12.4% 증가해 53.8%였다. 채용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전형으로 면접을 꼽은 기업도 59.4%에서 65.2%로 늘어났다.

매출액 200억원을 바라보고 있는 반도체 장비업체 비전세미콘 측은 “중소기업 지원자들의 능력은 비슷한 수준이기 때문에 필기시험이 무의미하다”며 “실무면접을 통해 먼저 업무능력을 판단하고 인성을 본다”고 전했다.

혈액순환 개선제 ‘타나민’으로 유명한 의약품 제조업체 유유제약도 5년 전부터 채용과정에서 필기시험을 없앴다. 대신 면접을 통해 단정한 용모,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갖춘 지원자를 뽑고 있다. 유유제약 관계자는 “학습된 것을 평가하는 필기시험 대신 (면접에서) 상황을 가정하고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보면서 업무능력을 평가한다”며 “75년 동안 40기가 넘는 신입사원을 뽑아 보니 실무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면접이 더 낫다는 내부 의견이 많아 필기전형을 없앴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에서는 서류전형의 ‘스펙’도 거의 중요하지 않다. 경총 조사에서 ‘스펙이 채용과 무관하다’는 기업이 26.6%, ‘스펙은 최소한의 지원적격 여부 판단’이라는 기업은 67.1%였다.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경우 평균 100명이 지원하면 80명이 서류전형에서 통과한다. 대기업이 서류전형에서 절반가량을 떨어뜨리는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해 하반기 75대 1의 입사 경쟁률을 기록한 보일러·냉난방기 제조·판매업체 경동나비엔은 서류전형에서 지원자의 학벌이나 학점보다 회사의 인재상에 부합한 역량과 경험을 갖췄는지만 살폈다. 경동나비엔은 필기시험은 치르지 않고 서류전형을 통과한 지원자 전원을 상대로 면접을 진행한 뒤 최종 합격자를 선발했다.

정대용 숭실대 벤처중소기업학과 교수는 “중소기업 인력의 이직률이 높아지면서 기업들이 굳이 시간과 돈을 들여가며 필기시험을 치르지 않는 추세”라며 “지원자의 능력이 비슷한 상황에서 면접을 통해 좀 더 오래 일할 사람을 가려 채용하고 싶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