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평-윤창현] 경제난 반전카드 필요하다 기사의 사진
최근 중국증시가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면서 새해 벽두부터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10조 달러 수준인 중국경제가 흔들리면서 전 세계 경제가 몸살을 앓고 있는 모습이다.

이러한 와중에서 중국 금융 당국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응이 미흡하고 일관성이 없다는 것이다. 당장 서킷브레이커 제도만 해도 그렇다. 주가가 하락폭까지 밀리면 거래가 정지되다 보니 하한선에 가까워지는 경우 거래가 정지되기 전에 매도세가 몰리면서 더 빨리 하한선에 도달하고 거래가 정지되니 거래정지 촉진 제도가 되어버린 것이다. 얼마 전에 이 제도를 폐지하기는 했지만 정부가 너무 정책을 틀어쥐고 있다보니 금융공산주의라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경제 규모가 커지면 정부는 뒤로 빠져서 심판 역할을 해야 되는데 중국 당국은 심판이 선수 역할까지 하려 드니 시장 기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문제는 우리 경제다. 중국의 상하이종합지수와 가장 상관관계가 높은 것이 우리나라의 코스피지수다. 2015년 초부터 2016년 초까지 1년 동안 두 나라 대표지수의 상관계수는 0.75로 세계 1위 수준이다. 중국증시와의 연계 수준이 세계 1위라는 점은 우리에게 매우 불리하다. 더구나 중국경제의 부진으로 인해 위안화는 혼란스럽게 움직이고 있고, 원화는 이에 그대로 노출되면서 원화의 움직임도 불확실해지고 있다.

중국 당국의 불안한 대응이 우리 경제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으니 우리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어려워지고 있다. 국회선진화법에 발이 묶인 우리나라 정치권이 경제의 정상적 운용에 엄청난 걸림돌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 중국 당국의 미숙한 대응마저 우리에게 새로운 위험요인이 되고 있다.

그러나 그럴수록 우리는 맷집을 키우고 안전벨트를 잘 매야 한다. 맷집이 좋으면 한대 맞더라도 쓰러지지 않고 버틸 수 있다. 안전벨트를 매면 사고 확률을 줄이지는 못해도 사고를 당할 경우 피해를 줄일 수는 있다. 우리가 컨트롤할 수 없는 대외 요인들로 인해 사고가 예상되는 경우 우리의 노력은 사고 피해를 줄이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

확실한 경상수지 흑자와 튼튼한 외환보유액은 기본이고 이에 추가해 해외자본 유입을 유도할 수 있는 각종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최근 외국 자본의 매도세가 본격화되고 있고 지난 12월 한 달에만 증시에서 3조원 이상이 유출되는 상황에서 이러한 움직임에 대한 반전 카드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신임 부총리 취임 직후 우리 경제에 대한 심도 있는 해외 기업설명회(IR)를 실행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다.

무디스의 신용등급 상향 조정 등 호재를 잘 이용하여 해외자본 순유입을 유도할 수 있다면 우리나라는 다른 신흥국과 차별되는 나라 즉 ‘신흥국의 스위스’로 자리매김할 수 있고 이 경우 위기가 발생하더라도 피해 수준을 최소화시킬 수 있다. 또한 이와 동시에 우리 경제를 보다 ‘해외자본 친화적’이고 투자하고 싶은 ‘매력 경제’로 만드는 작업을 지속해야 한다. 비록 금융시장에서는 자금 유출이 일시적으로 일어나더라도 다양한 인수·합병(M&A) 추진 전략 등을 통해 해외 직접투자 자금 순유입이 일어나는 경우 우리 경제의 차별성이 부각되면서 위기로 인한 피해 가능성을 현저히 줄일 수 있다. 나아가 이참에 유권자의 힘으로 정치권이 보다 경제 친화적으로 개조되도록 노력할 필요도 있다.

현 시점에서는 중국발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노력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돼야 한다. 지금 시간은 우리 편이 아니다.

윤창현(서울시립대 교수·공적자금관리委 민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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