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책] 집은 우리 삶을 어떻게 지배해왔을까? 기사의 사진
‘집’. 이 한 글자에는 온갖 의미가 담겨 있다. 집은 개인의 경제적 지위를 드러내고 가치관을 보여준다. 개인사부터 사회상까지 집을 빼고 이야기할 수는 없다. 책은 주거공간의 변천사, 주거문화의 변천사를 다뤘다. 나아가 집을 둘러싼 변화가 우리의 생활과 삶을 어떻게 지배해 왔는지 분석했다.

책은 ‘집안 구석구석의 역사’에서 시작해 ‘집 생김새의 변천사’를 다양한 사례를 들어 세세하게 설명했다. 안방이 부부 침실로, 사랑방이 거실로, 여자의 공간이던 부엌이 가족의 장소로 바뀌게 된 과정이 담겨 있다. 한옥에서 양옥으로, 아파트에서 초고층 주상복합으로, 다시 전원주택으로 돌고 도는 과정도 보여준다. ‘마을’과 ‘단지’에 대한 분석은 특히 흥미롭다. 과거 구불구불한 골목길 사이사이에 세워진 집들은 마을을 이뤘다. 지금은 마을이 있던 자리에 아파트 단지, 주택 단지가 들어섰다. 단지는 안전하고 쾌적하지만 이웃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단지에 사는 사람들이 빠르게 지나가는 통로 역할을 할 뿐이라는 것이다.

책은 가톨릭대 소비자주거학 전공 교수로 우리 주거 문화 변천사 연구에 일가를 이룬 대표적인 연구자 전남일 교수가 썼다. 건축학자이기도 한 저자가 직접 그린 따뜻한 색감의 그림을 보는 것도 즐거움을 더한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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