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인의를 찾아서-(47) 코 알레르기 전문 영동한의원 김남선 원장팀] 한방 ‘칵테일 요법’으로… 기사의 사진
코 알레르기 치료 전문인 영동한의원 김남선 원장을 비롯한 의료진이 지난 12일 서울 강남구 학동로 의원 내 환자대기실에서 잠시 틈을 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뒤쪽으로 보이는 약장에는 각종 코·기관지 및 폐 질환을 치료할 때 사용하는 ‘김씨영동탕’ 재료가 담겨 있다. 곽경근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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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에는 물론 유전자 타입이 달라 표적치료가 어려운 진행 암을 치료할 때 두 가지 이상 약물을 동시에 쓰는 경우가 있다. 여러 약물을 같이 써 파괴력을 높이려는 시도다. 현대의학의 다제(多劑) 병용요법, 즉 ‘칵테일 요법’이다.

한방에도 이런 치료법이 있다. 한 가지 질환만 치료하는 게 아니라 코에서 폐에 이르는 호흡기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하는 방법이다. 한 번에 두 마리 토끼 잡기 식이다. 알레르기 비염부터 기관지천식, 폐기종,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폐섬유화증까지 다양한 호흡기질환 치료에 효과가 있다. 심지어 키가 작아 고민하던 소아청소년은 코 알레르기 치료 후 키가 쑥쑥 자라는 효과를 덤으로 얻기도 한다.

코 알레르기 전문 영동한의원(원장 김남선)이 주로 처방하는 한약 ‘김씨영동탕(金氏永東湯)’ 얘기다. 이 처방에는 전통 한약 소청룡탕(小靑龍湯)과 소건중탕(小建中湯)을 기반으로 신이화(辛夷花), 금은화(金銀花), 삼백초(三白草) 등 35가지 약초가 배합돼 있다. 여기에 체질에 따라 손상된 폐·기관지 점막을 재생하고 면역력도 강화시키는 녹용(鹿茸), 녹각교(鹿角膠), 우슬(牛膝), 홍화자(紅花子), 토사자(娼悠?, 속단(續斷) 등 한약재를 적절히 가감한다.

김남선(64) 영동한의원 원장에 따르면 소청룡탕은 코와 기관지, 폐에 작용해 기침, 가래, 콧물, 코 막힘을 잡는다. 소건중탕은 위와 장·콩팥의 면역력을 올리고 수독(水毒)을 빼는 역할을 한다. 금은화는 염증과 점막의 부종을 치료한다. 신이화는 호흡곤란과 숨찬 증상, 코 막힘, 입 호흡 습관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녹용과 녹각교는 흡연, 미세먼지, 자동차배기가스 등 공해물질로 손상된 폐포(肺胞)를 재생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연구결과 녹용·녹각교에 포함된 ‘판토크린(pantocrine)’ 성분이 죽은 폐포에 새싹을 틔우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홍화자는 폐의 점액 순환 부족을 근본적으로 다스려 폐 기능을 활성화시킨다.

영동한의원이 알레르기 비염 등 호흡기 질환을 잘 고치는 의료기관으로 유명세를 탄 것은 1980년대 후반부터다. 김 원장은 “전국 어느 지역보다 교육열이 높은 서울 강남지역답게 주위가 산만해 학습능력이 떨어진다거나 머리가 띵해 학습에 방해가 된다며 한의원을 찾는 초중고생 환자가 많았다”며 “진찰을 하면 신기하게 코 질환이 원인인 경우가 많았다”고 회고했다.

김 원장이 코 질환을 집중적으로 연구한 배경이다. 같은 동양권이면서도 동양의학, 한의학, 중의학 등의 이름으로 전통의학을 제도권에서 허용하는 일본, 대만, 중국의 최신 연구보고서도 열심히 구해 읽었다. 김 원장은 “소아 알레르기는 콧물, 코 막힘 증상 외에 정상적인 성장·발달에도 악영향을 끼친다는 지적이 많아 흥미로웠다”고 강조했다.

유아기, 성장기 코 질환은 저절로 치유되는 경우가 약 20%에 불과하다. 나머지 80%는 축농증이나 만성비염으로 발전하고 성장·발육에 악영향을 주며 정서불안까지 합병하기 일쑤다. 아이들의 바른 성장·발육을 위해 코 알레르기 퇴치가 우선이라는 말이다.

영동한의원이 주목하는 코 알레르기의 한의학적 원인은 수독이다. 수독이 몸에 쌓여 넘치는 것이 콧물이라고 보는 까닭이다. 김 원장은 “수독이 폐, 기관지, 코 점막에 쌓였다가 찬 공기, 먼지, 진드기 같은 알레르기 소인을 만나면 재채기나 콧물을 유발한다”고 말했다.

같은 이치로 수독이 기관지에 쌓이면 가래, 기침을 유발하고 천식의 원인이 된다. 폐에 쌓이면 폐렴, 폐기종,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으로 발전하며, 성장판이 자리한 관절과 척추에 쌓이면 키 성장을 방해한다. 성장판 연골의 온도가 낮아져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기고 덩달아 성장세포 분열이 둔화돼서다.

실제 영동한의원이 수독으로 콧물·코막힘, 수족냉증 증상이 있는 여중고생 152명을 조사한 결과 같은 연령대의 평균 키에 못 미치는 학생이 83.3%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원장은 “수독을 제거하면 알레르기 비염은 물론 키가 잘 자라는 성장 및 발육 촉진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남선 박사는
‘코 박사’ 소문에 외국인도 북적… 틈만 나면 외국어 ‘열공’


1952년 경기도 용인에서 태어났다. 서울 경복고를 거쳐 1978년 경희대 한의대를 졸업했다. 석·박사학위는 1984년 모교 경희대에서 취득했다. 현재 일본동양의학회 학술위원, 전(全)일본 침구학회 정회원이다. 미국 LA 경산대학교 한의대(KSU) 교수와 경희대 한의대 외래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코가 잘 생긴 이 한의사는 한국은 물론 세계적으로 알아주는 코 알레르기 치료의 권위자다. 한의원을 처음 연 것은 1979년이다. 그간 진료한 환자가 50만여명에 이른다. 대부분 알레르기 비염, 기관지천식, 아토피 환자다.

김 박사의 진료철학은 ‘난치병도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치료하자’이다. 그 탓일까. 그는 누구보다 근면성실하고 부지런하다. 진료의 질을 높이기 위해 늘 연구한다. 글이나 미디어를 통해 환자의 궁금증을 풀어주려 애쓴다.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 일본, 대만, 중국에서 세계동양의학회와 일본동양의학회가 개최하는 국제 학술대회에 해마다 참가해 한방 임상연구결과를 발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큰 호응을 얻은 ‘명의가 가르쳐주는 코 알레르기 치료법’ 외에도 ‘코가 잘 생긴 코 박사의 코 알레르기 이야기’ ‘코 건강한 아이가 키도 쑥쑥 크는 이유’ ‘기침·천식·비염 한방으로 잠재우기’ 등 저서도 20권이나 된다.

신동우 국회의원(새누리당), 지창훈 대한항공 사장, 유지수 국민대 총장,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회장, 김윤 삼양그룹 회장과 막역한 사이다. 모두 고교 동창이다. 서울대병원 내과 오병희(병원장), 강남성심병원 내분비내과 유형준. 건국대병원 정형외과 오정환, 인천성모병원 성형외과 김봉겸, 한양대류마티스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김신규, 가천대길병원 산부인과 박종민 교수도 마찬가지다.

김 박사는 요즘 틈만 나면 하는 게 두 가지 있다. 하나는 가족이나 마음에 맞는 친구와 즐기는 골프다. 다른 하나는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외국어 익히기다. 그의 명성을 듣고 찾아오는 외국인 환자를 통역 없이 직접 봐주기 위해서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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