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하형록 <13> ‘궁핍한 자 위해 손을 내밀며’ 경영철학 삼아

잠언에 감동… ‘성경적 비즈니스’ 목표 세워, 직원 뽑을 때도 말씀 놓고 2∼3시간 면접

[역경의 열매] 하형록 <13> ‘궁핍한 자 위해 손을 내밀며’ 경영철학 삼아 기사의 사진
팀하스가 설계한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랜드마크 링컨로드 주차장 빌딩.
창업을 하기 전 나에게 큰 영감으로 다가온 말씀이 있었다. 바로 잠언 31장이다.

많은 목회자들이 본문에 나오는 여인을 그냥 여인으로 해석하는데, 영어로 이 말씀을 보면 단순히 여인을 말하는 게 아님을 알 수 있다. 어떤 분들은 이 말씀을 가지고 설교할 때면 특히 미혼 여성들에게 ‘이렇게 해야 복을 받는다’고 말한다. 특히 이 말씀은 유교적 전통에 익숙한 한국의 남녀관계로 볼 때 아주 그럴듯해 보인다. 하지만 일찍부터 남녀평등의 전통을 가진 미국에서는 한국처럼 제한적으로 해석하지 않는다.

원래 성경에서 현숙한 여인이란 단순히 여자를 의미하는 게 아니다. 우리는 모두 예수님의 신부인 교회이자 성도이기 때문이다. 그 시각에서 보면 현숙한 여인은 곧 지혜로운 성도를 의미한다고 보는 게 맞다. 잠언 31장은 현숙한 여인이 어떻게 남편을 섬기며 가정을 일궈 가는지를 말하고 있다. 그런데 이 현숙한 여인이 성도라면, 성도가 어떻게 주님을 섬겨야 공동체를 위해 헌신하는 것인지 말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이 말씀이 주님의 나라를 위한, 즉 주님께 거저 받은 선물인 구원을 이웃에게 전하기 위해 믿는 자들이 하는 비즈니스를 말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31장 20절은 “그는 곤고한 자에게 손을 펴며 궁핍한 자를 위하여 손을 내밀며”라고 했다.

이 말씀은 내가 죽음 앞에 있다는 사실을 잊게 할 만큼 가슴을 뜨겁게 만들었다. 그리고 심장수술을 받고 집으로 돌아온 나는 바로 이 말씀에 의거해 새로 시작할 회사의 정신을 만들었다.

“우리는 어려운 이들을 위해 존재한다(We exist to help those in need).” 우리 회사는 입사를 원하는 모든 사람에게 이 경영철학에 대한 생각을 묻는다. 그리고 잠언 31장에 나오는 말씀을 읽어주고 그 말씀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묻는다. 보통 31장 10절부터 시작하는데 30분 이상이 걸리는 설교나 다름없다. 우리는 20년 동안 100여 명의 직원을 뽑기 위해 1000명 이상을 상대로 이런 인터뷰를 해왔다. 보통 한 사람을 인터뷰하는 데 2∼3시간이 걸리다 보니 인사 담당 직원들이 여간 고생하는 게 아니다. 그렇게 직원을 뽑고 나면 훨씬 더 긴 시간에 걸쳐 오리엔테이션을 갖는다. 잠언 31장을 더 자세히 설명하는 것이다.

그런 방법으로 직원을 뽑고 함께 일을 하다 보면 확실히 사람들이 달라진다. 그들도 인터뷰에서부터 이 회사가 보통 회사와는 다르다는 것을 느끼고 이전 회사에서는 시도해 본 적 없던 일을 하나씩 해 보려고 노력하게 된다.

하나님은 구원을 선물로 주시지만 구원받은 사람은 그 선물을 이웃에게 나눠야 한다. 이제 잠언 31장의 말씀이 어떻게 비즈니스와 연관이 되는지, 그리고 나와 우리 회사가 비즈니스 현장에서 이 말씀을 어떻게 적용해 왔는지에 대해 나누고자 한다. 잠언 31장의 말씀 중에 직접적으로 비즈니스와 관련된다고 생각하는 구절은 10절부터다.

영어 성경은 ‘현숙한 여인’을 고귀한 성품을 가진 아내로 해석하는데 그는 바로 우리다. 그래서 성경도 단순히 여자라고 하지 않고 아내라고 표현한다. 그런데 아내이긴 하나 고귀한 성품이라는 조건이 붙는다. 우리는 우리 회사를 지원하는 사람들에게 보통 회사와는 다르다는 것을 강조한다. 돈보다 더 귀한 성품을 중요시 한다고 가르치는 것이다.

정리=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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