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노총 대타협 파기 3일 만에 강행] 정부 “더 이상 협의 무의미”…정면돌파 급선회 기사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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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정부가 발표한 공정인사(일반해고)·취업규칙 요건 완화에 관한 양대 지침은 한국노총이 지난 19일 노사정 대타협 파기를 선언하게 된 핵심 쟁점이었다. 정부와 노동계는 극과 극으로 갈려 있다. 정부는 ‘쉬운 해고 양산’이라는 노동계 주장에 대해 “오히려 노사 현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막무가내식 해고를 막고 공정한 절차와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지침이 근로기준법에 규정돼 있지 않은 ‘일반해고’를 정부가 가능하다고 공언해주는 효과는 부인하기 어렵다. 더욱이 올해 경기 침체와 정년연장 등으로 기업의 해고 유인이 높은 상황에서 이번 지침이 이를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협의 명분 쌓기’에서 ‘정면돌파’로 전환=고용노동부는 지난 19일 한국노총의 노사정 대화 불참 선언 이후 장·차관 등을 중심으로 양대 지침에 관한 현장 노사 간담회를 열어 왔다. 정부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협의를 추진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던 정부가 3일 만에 입장을 바꿔 양대 지침을 전격 발표한 것은 이날 예정했던 울산 지역 간담회가 양대 노총의 반발로 무산된 것이 계기였다. 더 이상 시간을 끌기보다 정면 돌파하는 쪽을 선택한 것이다. 이기권 고용부 장관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더 이상 협의가 안 되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아무에게도 도움이 안 된다”면서 “현장에서 원하는 만큼 (빠르게) 확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봤다”고 밝혔다.

지침은 정부가 법을 집행하기 위한 행정부 차원의 방침이어서 바로 시행이 가능하다. 이 장관은 “이번 지침은 근로기준법 23조에 ‘정당한 사유 없이 해고하지 못한다’는 근로기준법을 정부가 실행하기 위해 마련한 것”이라면서 “25일 지방관서장에게 전달되면 바로 시행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성과자 해고 가능’ 공식화됐다=정부는 이번 지침이 노동계의 주장인 ‘쉬운 해고 양산’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한다. 오히려 분명한 기준과 절차를 거치지 않은 해고 등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애초 ‘일반해고 기준에 관한 가이드라인’이라는 명칭에서 ‘공정인사 관리지침’이라는 이름으로 바꾼 것도 이 같은 오해를 해소하기 위함이다. 정부는 또 ‘대다수 성실한 근로자는 일반해고 대상이 될 수 없으며 극히 예외적으로 업무능력이 현저히 낮은 경우에 해당한다’는 표현을 넣었다. 그러나 근로기준법상 명시돼 있지 않은 업무 성과에 따른 해고가 공식화된다는 점에 대해서는 정부도 이견이 없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근로자 해고 요건을 엄격히 제한하면서 근로자가 잘못을 저질렀을 때 해고하는 징계해고와 기업 경영상 이유로 인력을 구조조정하는 정리해고만을 명시하고 있다. 업무 성과가 낮거나 근무 태도가 불량한 직원 등에 대한 기준은 없어 대부분 징계해고 등의 방식을 선택하게 되고 이는 법적 송사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근로자와 사업주 모두 지금까지는 성과에 따른 해고를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면 이제부터는 가능한 영역으로 여기게 될 것이라는 점이 가장 큰 차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와 관련, 해고 절차를 엄격하게 규정했다고 설명한다. 임금단체협약 등을 통해 노사가 평가와 일반해고에 대한 기준을 명시하고, 그에 따라 공정한 평가 절차를 거치고, 재교육·배치전환 등의 기회를 부여받은 이후에도 개선되지 않고 지나치게 부진한 이에 대해서만 해고를 가능토록 했다.

◇노조 동의 없는 임금피크제 도입 가속화=취업규칙 변경 지침은 명확히 임금피크제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근로자에게 불리해지는 취업규칙 변경은 노조나 근로자 과반수 대표의 동의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임금피크제 도입의 경우는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는 경우로 보고 예외를 인정하자는 게 주요 내용이다. 그러나 양대 지침 모두 법적 효력은 없다. 지침의 기준과 내용을 근로자와 사업주가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해 적용하고, 서로 인정하지 않으면 결국 법적 소송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해당 사건에만 적용되는 특정 판례들을 모든 사업장에 보편 적용될 지침으로 삼으면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조민영 기자, 세종=윤성민 기자

my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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