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하형록 <17> 한번 뽑은 직원은 끝까지 책임지는 회사로 경영

직원 명목의 예비비 축적한 덕분에 2008년 금융위기 등 힘든 시기 넘겨

[역경의 열매] 하형록 <17> 한번 뽑은 직원은 끝까지 책임지는 회사로 경영 기사의 사진
경제 위기가 심각해지면서 필자와 직원들이 힘을 모아 기도하자 마이애미 법원센터 주차장 등 대규모 건물 설계 의뢰가 쇄도하기 시작했다.
어떤 신입사원이 우리 회사와 다른 회사 입사시험에 동시 합격했다. 그런데 그는 우리 회사보다 많은 보수를 주겠다는 다른 회사를 마다하고 우리 회사를 선택했다. 그 이유를 물으니 그는 “돈도 중요하지만 직원을 해고하지 않는 이 회사에 다니고 싶다”고 대답했다.

지금 우리 회사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한 번 뽑은 직원은 끝까지 책임지는 회사’로 알려져 있다. 그런 신뢰를 받게 된 데는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다. 2000년에 들어서면서 미국 경제는 악화일로를 걸었다. 그러다 2008년 월스트리트에서 시작된 금융 위기는 미국 경제를 한순간에 침몰시켰다.

웬만한 회사들이 직원의 70∼80%를 해고했다. 문 닫는 회사도 무척 많았다. 그에 따라 한때 도시의 기능이 마비될 지경이었다. 경제학자들은 통계적으로 2년이면 회복될 거라고 했지만 안타깝게도 그 여파는 오랫동안 지속되었다. 수많은 회사가 직원의 절반 이상을 해고하면서 회사를 겨우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우리 회사는 업무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3명의 직원을 해고했을 뿐 불경기가 계속됐지만 한 명도 정리해고하지 않았다.

크리스천 기업가이자 목회자인 내가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더 많은 사람을 고용하지는 못할망정 있는 직원을 거리로 내쳐선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의 수익을 포기해서라도 그들을 지켜 준다면 그들도 내 마음을 알아주고 더 열심히 일할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아무리 뜻이 좋아도 실행에 옮기지 못하면 소리만 요란한 꽹과리나 다름없다. 이런 생각이 있다 해도 이것을 행동으로 옮기기 위해선 방법을 찾고 실천에 옮겨야 한다. 직원들 명목의 예비비는 그래서 더 필요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심각한 경기 침체를 버티고 나니 그 예비비마저 바닥나고 말았다. 더는 무리였다. 그래서 하루는 직원들을 모아 놓고 일장 연설을 했다.

“여러분 몫의 예비비는 이미 다 썼고 세 사람의 중역을 위한 예비비도 여러분을 위해 다 썼습니다. 이젠 더 이상 회사를 유지할 돈이 없습니다. 빠른 시기 안에 새 프로젝트가 들어오지 않으면 이젠 해고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 할 수 있는 것은 한 가지입니다. 신앙이 있든 없든 기도해야 할 때입니다.” 그때부터 우리는 모두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기 시작했다. 그때가 2009년 4월쯤이었다. 상황이 호전되지 않는 한 나는 7월부터 직원을 해고해야 했다. 그런데 그로부터 딱 한 달 뒤, 마이애미에서 큰 설계 의뢰가 들어왔다. 마이애미 말린스 야구 경기장으로부터 6000대 규모의 주차빌딩 설계 의뢰를 비롯해 4개의 대규모 설계 의뢰를 받은 것이다. 15명의 직원이 1년 반이나 일해야 할 정도로 큰 프로젝트였기 때문에 그 프로젝트 하나로 우리는 1년 반을 버틸 수 있었다.

만일 우리에게 그 힘든 시간을 버틸 예비비가 없었다면 직원 상당수가 회사를 나가야 했을 것이고 그랬다면 마이애미에서 엄청난 규모의 설계 의뢰가 들어왔다 해도 그 일을 감당해낼 능력이 없어서 하나님이 주신 기회를 놓쳤을 것이다. 말씀을 통해 주신 지혜를 따라 위기상황을 대비한 예비비를 준비해 놓았기에, 우리는 그 힘든 시기를 다 함께 넘기고 기회가 왔을 때 남들과 차별화된 팀워크와 능력으로 그 일을 잘 감당할 수 있었던 것이다.

정리=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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