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나도 저성과자? 판례로 본 해고 기준은… ‘상대평가’ 해고 근거 안돼 실적 등 객관적 수치 필요 기사의 사진
고용노동부가 22일 저성과자 해고 기준인 ‘일반해고’ 지침을 확정하자 근로자들 사이에서 “나도 저성과자에 포함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정부는 법원 판례 내에서 지침을 만들어 남용 소지가 적다는 입장이다. 노동계는 “대량 해고를 불러올 것”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판례는 기업의 저성과자 해고를 비교적 ‘엄격하게’ 인정하고 있다. 관리자가 근로자를 주관적으로 비교·평가하는 ‘상대평가’는 해고 근거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건설업체 기술직 A씨는 인사고과에서 2년 연속 최하위 등급을 받아 해고됐다. 서울행정법원은 2006년 “고과가 최하위라는 이유만으로 업무능력이 객관적으로 불량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해고는 실적·생산량 등 객관적 수치를 근거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퇴출’을 목적으로 다른 일을 맡기거나, 전공과 무관한 업무에 배치한 뒤 해고하는 것도 인정되지 않는다. 전자정보공학 전공자 박모씨는 2001년 인천국제공항공사 정보통신팀에 채용됐다. 공사는 2007년 박씨를 전공과 무관한 운항안전팀에 배치했다. 이후 저성과를 이유로 해고했다. 서울고법은 2010년 “일방적 업무배치가 저평가의 원인”이라며 해고는 부당하다고 판결했다. 외적 요인이 저평가의 원인인 경우도 해고는 어렵다. 노조 파견, 산업재해 휴직, 출산·육아휴직 복귀 뒤 1년 이내 해고된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사측이 이런 사항을 준수했고, 근로자가 개선 노력을 게을리했다면 해고가 인정될 수 있다. 대기업 영업본부 차장 B씨는 2006년부터 3년간 인사평가 최하위 등급을 받았다. 이후 ‘역량 향상 프로그램’ 대상자로 선정됐다. 그는 교육에 무단 불참했고, 보고서를 6회 제출하지 않다가 2010년 해고됐다. 서울행정법원은 해고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민주노총은 25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 30일에는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총파업대회를 연다. 김현웅 법무부 장관은 “불법 파업을 강행하면 법에 따라 엄정히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나성원 김판 기자 na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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