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장명희] 대학구조개혁의 전제조건 기사의 사진
새해 들어 세계적으로 경제·기술변화에 따른 산업과 직업, 격변할 사회변화를 시사하는 중요한 이슈들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일부터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 포럼은 ‘4차 산업혁명의 이해’를 주제로 개최됐다. 4차 산업혁명은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이 만드는 산업혁명으로 인공지능로봇, 사물인터넷80(IoT), 모바일, 3D프린터, 무인자동차, 나노·바이오기술을 응용한 새로운 제품이 고난도 문제 해결사로 등장할 것이라고 한다.

최근 미국은 글로벌 경제위기를 이겨내고 경제 부활의 기틀을 마련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은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를 겪으며 일자리를 창출하는 제조업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달았고, 해외로 진출했던 수백개의 제조업체들이 저렴한 에너지 비용과 소비시장과의 접근성 강화를 위해 국내로 돌아오고 있다. 미국이 맞이한 제조업의 르네상스는 첨단산업과 제조업의 융합, 그리고 실리콘밸리에서와 같이 대학과 산업체 간 기술이전 노력, 청년들의 창업지원 등을 토대로 청년들의 취업을 견인하고 있다.

일본에서의 대졸취업률 역시 사회적인 관심 지표다. 일본의 대학진학률은 50%대이지만 대졸취업률이 5년 연속 상승하고 있고 2015년에는 취업내정률이 80.4%라고 발표했다. 취업희망자만 대상으로 한 경우 96%에 달한다고 하니 취업희망자는 모두 취업한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은 아베노믹스의 효과뿐만 아니라 기업들의 일자리 나누기 노력의 결과가 더 큰 역할을 했다는 점에 주목하게 된다. 우리보다 10년 먼저 베이비붐세대의 은퇴를 경험한 일본, 그리고 비용 절감보다 고용을 중시하는 일부의 독특한 기업문화의 결과이며, 바로 노동개혁의 성과라고 한다.

이와 같이 4차 산업혁명의 거센 물결과 미국, 일본의 첨단산업과 제조업의 융합을 통한 경제 부활과 대학의 산학협력, 산업계와 함께한 청년 일자리 확대 노력 등은 우리의 대학구조개혁 정책방향에서 간과한 점은 없는지 돌아보게 된다. 우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고의 대학진학률과 대졸자의 높은 청년실업률을 중요한 과제로 안고 대학의 나아갈 방향을 찾고 있다. 우리 대학들 역시 일찍이 재정지원사업을 통해 취업률 제고와 산학협력 촉진 노력을 기울여 왔으나 2014년 12월 말 취업률은 60.7%로 전년 대비 0.4% 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의 산학협력 활동 실태 분석에서는 현장실습 및 캡스톤디자인 아수학생 수의 증가, 중소기업 대상 대학 기술이전 증가 등 사회수요 맞춤형 교육으로의 정착이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대졸자의 숙련 수준에 적합한 만족할 만한 첫 일자리를 갖기는 여전히 어려운 일이다.

세계적으로 대학교육은 인류의 역사에서 뜨거운 지성의 장(場)이었지만 학점과 취업을 중시하는 기관으로 전락했다고 비판받고 있으며 대학의 무용론이 제기되고 있다.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전혀 상상할 수 없는 미래가 다가오고 있지만 우리의 대학은 학생들에게 이런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생각의 힘을 길러주고 있는가. 4차 산업사회의 도래, 미국의 경제 부활과 일본의 대졸취업률 상승은 바로 대학의 진정한 산학연계를 통한 산업의 융합을 견인할 수 있는 교육의 변화와 노동시장의 변화를 통해 가능함을 시사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와 대학, 그리고 기업들은 대학의 사회수요 맞춤형 인력양성 정책의 시행에 앞서 급격히 다가올 4차 산업혁명에서 우리의 산업기술변화를 견인하고 변화의 시대를 살아나갈 생각의 힘을 길러줄 수 있는 인재양성을 위한 대학교육과 기업의 변화 방향을 진지하게 챙겨볼 일이다.

장명희(한성대 교수·교양교육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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