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스키 리허설’ 정상급 대거 출동… 올림픽 탐색전 기사의 사진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를 위한 6개 신설 경기장 가운데 강원도 정선 알파인 스키장이 지난달 가장 먼저 개장했다. 같은 달 28일 경기장 테스트 런(공식 연습)에 참가한 대한스키협회 소속 선수가 가볍게 기문을 통과하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제공

이전이미지다음이미지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사실상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2월 6, 7일 강원도 정선 알파인 경기장에서 올림픽 리허설이라 할 수 있는 2016 아우디 국제스키연맹(FIS) 남자 알파인 스키대회가 개최되기 때문이다. 평창동계올림픽의 첫 테스트 이벤트인 이 대회는 올림픽 코스를 답사하려는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대거 출전한다. 이 경기장은 올림픽 개최를 위해 신설되는 6개 가운데 가장 먼저 문을 열었다. 1일 현재 공정률은 62%로 테스트 이벤트 코스와 곤돌라(소형 케이블카) 설비 등 최소한의 시설만으로 지난달 22일 공식 개장했다. 조직위원회는 앞으로 올림픽 개최 이전까지 28개의 테스트 이벤트를 실시해 시설 점검과 대회 운영 능력을 키우게 된다.

#돌관(突貫) 정신으로 개장한 정선 알파인 경기장

“크리스마스 연휴도 반납한, 국내·외 기술진들의 노력으로 기적에 가까운 공사를 해낼 수 있었습니다.” 개장식에서 조양호 조직위원장은 감격에 찬 표정으로 축사를 했다. 불과 두 달 전만 해도 정선 알파인 경기장은 개장 자체가 불투명했다.

2014년 5월 착공한 정선 알파인 경기장은 환경 훼손 논란부터 이상고온 현상까지 겹치면서 공사에 어려움을 겪었다. 곤돌라 철탑을 세우기엔 스키장 지반이 연약했고, 지난해 10월부터 11월까지는 22일간 비가 내려 공사에 지장을 받았다. 곤돌라 제조업체인 도펠마이어(오스트리아) 측은 곤돌라 운행에 필요한 22개 철탑을 세우는 과정에서 중간부 철탑의 축이 미세하게 뒤틀어진 것을 지적하면서 공기를 맞출 수 없다고 통보해왔다.

급기야 지난해 12월 중순 마르쿠스 발트너 FIS 이사가 “테스트 이벤트가 힘들 것”이란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고 이는 전 세계로 타전됐다. 하지만 중간부 철탑 상층부를 재시공하는 등 한 달여간 철야작업으로 모든 난관을 헤쳐 나갔다. 한국인 특유의 돌관 정신이 아니면 불가능한 작업 스케줄이었다. 이 경기장은 앞으로 올림픽에 필요한 스타트하우스, 연습코스, 방류수로, 미디어센터, 조경 공사 등 남은 공사를 내년 11월까지 이어간다.

#나머지 신설 경기장 공사도 순조로워

평창올림픽에 필요한 경기장은 설상(雪上) 경기장 7개와 빙상(氷上) 경기장 5개 등 모두 12개다. 이 중 정선 알파인 경기장을 비롯해 평창 알펜시아 슬라이딩 센터, 강릉 아이스아레나, 스피드스케이팅, 아이스하키 2곳 등 6개 경기장은 새로 만들어진다. 또 평창 보광 스노 경기장, 강릉 컬링 경기장, 평창 용평 알파인 경기장 등 3곳은 관련 시설을 보완하고 알펜시아 스키점프센터와 크로스컨트리센터, 바이애슬론센터 등 3개는 기존 경기장을 보수해 사용할 예정이다. 6개 신설 경기장의 평균 공정률은 55% 정도다. 전 세계에서 16번째 썰매경기장이 될 알펜시아 슬라이딩 센터가 65%로 가장 앞선다. 봅슬레이와 스켈레톤, 루지가 펼쳐지는 슬라이딩 센터는 홈 어드밴티지가 가장 크게 작용하는 종목이어서 메달 획득을 위해서는 빠른 완공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슬라이딩 코스는 공기를 단축할 수 있는 첨단 공법을 개발해 국제 특허를 얻었고, 차기 개최지인 베이징에 수출 길까지 열렸다.

강릉지역에 건설되고 있는 빙상 경기장의 전체 공정률도 40%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보완 경기장 가운데 보광 스노 경기장은 25%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고 강릉 컬링 경기장은 지난해 말 착공해 3%가 진행됐다. 조직위는 올림픽 경기장 인증을 받기 위해 2017년 9월까지 모든 준비를 끝낼 계획이다.

#정선 알파인 경기장의 모든 것

강원도 정선군 북평면 숙암리 가리왕산에 조성된 알파인 경기장은 표고차 825m인 수준급 코스다. 환경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더 높은 가리왕산 중봉에서 출발하려던 당초 설계를 변경해 해발 1370m인 하봉에서 출발하도록 남녀 코스를 통합했다. 활강 남녀 대회가 같은 코스에서 열리는 것은 평창올림픽이 처음이다. 최대 33도, 평균 16도의 경사각을 유지한 이 코스에는 6곳의 점프 구간이 있다. 전장 2648m로 2014년 소치(3495m), 2010년 밴쿠버(3105m) 올림픽 코스보다는 다소 짧지만 까다로운 활강 기술이 필요하다. 코스를 점검한 군터 후아라 FIS 기술고문은 “최고 시속 150㎞로 활강해야 우승권에 근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초속 3m로 달리는 곤돌라는 하봉 정상까지 23분이 소요된다. 대회 코스 좌우에는 선수들의 안전을 위해 3중 안전망이 설치돼 있다. 안정망 가설은 인근 육군 36사단 병력의 지원 없이는 힘들었을 것이라는 게 조직위 관계자들의 귀띔이다.

첫 테스트 이벤트에는 16개국 59명의 세계 정상급 남자선수들이 출전한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등 세계 랭킹 30위내 선수들이 모두 초청됐다. 이번 시즌 스키의 본고장 유럽이 이상고온으로 10개 월드컵 대회 중 8개가 취소된 만큼 올림픽 코스를 미리 경험해 보려는 선수들의 기대감이 크다. 우리나라에서는 김현태(26)가 슈퍼대회전 종목에 나선다. 한국 선수가 월드컵 슈퍼대회전에 출전하는 것은 처음이다. 대회 첫날인 6일에는 활강, 7일은 슈퍼대회전 경기가 펼쳐진다.

테스트 이벤트란… 올림픽과 유사한 환경서 대회운영 시스템 점검

스키를 시작으로 28차례 대회 진행… 조직위, 국제대회에 전문 인력 파견


테스트 이벤트는 이번이 시작일 뿐이다.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28차례 테스트 이벤트를 통해 약점으로 지적된 대회 운영 능력을 키우게 된다. 또 대회 붐 조성을 위해 전국 곳곳에 홍보조형물을 설치하고 국민적 관심을 호소하고 나섰다.

정선 알파인 월드컵에 이어 2016 FIS 스노보드 월드컵과 프리스타일 스키 월드컵, 스키 크로스 월드컵이 2월 18일부터 28일까지 보광 스노경기장에서 이어진다. 1995년 완공된 스노경기장은 지난해 3월부터 올 10월까지 보완공사가 진행 중이다. 썰매 종목 테스트 이벤트도 이어진다. 29일부터 3월 8일까지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에서 100여명이 참가해 비경쟁 대회로 열린다. 썰매종목은 빙상, 스키 등 다른 동계종목과 달리 국내에는 경기장 시설이 없어 경기운영 경험이 일천했다. 조직위는 시간계측 관리자와 장내 아나운서, 국제 심판 양성을 위해 최근 한 달간 열린 월드컵과 세계선수권대회 등 각종 국제 대회에 전문 인력을 파견했다.

연말에는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쇼트트랙 월드컵이 개최된다. 쇼트트랙 최강국인 한국은 그동안 국내에서 수차례 빅 이벤트를 개최한 경험이 있어 검증된 대회 운영 능력을 갖추고 있다.

올림픽 개최 1년 전인 내년 2월에는 프레올림픽 성격의 각종 이벤트가 펼쳐진다. 우선 크로스컨트리 월드컵(2월 3∼5일)과 스키점프 월드컵(2월 11일∼12일)이 각각 크로스컨트리센터와 스키점프센터에서 열린다. 2월 15일부터 19일까지 피겨스케이팅 4대륙 선수권대회에 이어 바이애슬론 월드컵(2월 26∼3월 5일), 루지 월드컵(2월 13∼19일) 등이 연이어 치러진다. 그 때쯤이면 거의 전 종목에서 대회운영 능력이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동계올림픽 종목의 테스트 이벤트를 소화한 뒤 내년 3월부터는 패럴림픽 종목에 대한 점검도 시작한다. 세계휠체어컬링선수권대회(3월 4∼11일), 알파인 월드컵(3월 9∼17일), 스노보드 월드컵(3월 9∼17일), 노르딕스키 월드컵(3월 9∼17일), 아이스슬레이하키 챔피언십이 있다. 테스트 이벤트의 마지막은 ‘동계올림픽의 꽃’으로 불리는 아이스하키가 장식한다. 내년 4월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개최되는 세계선수권대회가 그것이다.

여형구 조직위 사무총장은 “테스트 이벤트를 운영하면서 올림픽과 최대한 유사한 환경에서 대회운영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라며 “다수의 국제경기 경험과 반복적 훈련을 통해 경기 운영인력과 자원봉사자를 양성하겠다”고 말했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