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포럼-원윤희] 대학에서 배워야 할 것, 가르쳐야 할 것 기사의 사진
대학입시가 마무리되면서 이제 50만명 이상의 신입생들이 대학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대학 총장으로서 이들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지만 동시에 힘든 입시 과정을 거친 신입생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대학교육이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 우리 학생들이 대학으로부터 원하는 것을 충분히 얻고 사회에 필요한 인재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학생들과 대학이 각자 할 일을 충실히 하면서 하나의 공동체로서 긴밀하게 연계돼야 한다.

우선 학생들은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고 또 무엇을 잘할 수 있는지를 파악하고 가능한 한 큰 꿈을 품고 대학생활을 시작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대학은 지도교수와의 상담 등을 통해 도움을 주어야 하며, 선배나 동료들과의 긴밀한 교류도 필요할 것이다. 비록 중간에 수정되더라도 목표가 있는 대학생활과 그렇지 않은 경우는 몇 년 뒤 그들이 사회에 나갈 때 많은 차이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자신이 추구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늘 성실하게 노력하는 대학생활이 돼야 한다. 흔히 1만 시간의 법칙을 이야기하는데 독서와 토론, 그리고 다양한 경험을 통해 가능한 한 풍부한 지식과 소양을 쌓아가야 할 것이다. 학창시절은 바로 자신의 미래를 준비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기간인 것이다.

또 사물을 이해할 수 있는 통찰력과 함께 새롭게 볼 수 있는 시각을 갖도록 노력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젊은이들은 기존 틀에 얽매이지 않고 주어진 정보를 새롭게 이해하며 모험적인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특성을 가진다. 대학생활은 이러한 장점을 살리면서 동시에 폭넓은 시각과 통찰력을 키울 수 있는 시기가 돼야 한다. 전공 외에도 인문학을 포함한 여러 분야에 관심을 가지며 동아리 등 다양한 비교과 활동을 통해 통섭적인 시각을 키워야 한다.

학생들의 노력과 함께 대학은 그에 부응하는 교육을 제공함으로써 최대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요즈음 대학들은 전공교육 못지않게 교양교육 강화나 학문 간 융합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으며, 동시에 학생들이 국내외에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균형적인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학문적 발전과 동시에 산업 현장 수요에 대응하고 취·창업 등을 통해 직접 활용될 수 있는 실용성이 균형 있게 강조되고 있다. 대학마다 그 고유한 특성을 살리면서도 균형 있는 교육을 위한 끊임없는 개혁들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주어진 답을 고르는 입시 위주의 닫힌 교육을 받았던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제는 그들의 창조성을 키우고 폭넓은 사고를 할 수 있게 하는 열린 교육에 대한 큰 고민이 필요하다. 물론 그동안 새로운 교육 방식들에 대한 다양한 시도들이 이뤄져 왔지만 아직도 경직적인 학사 제도나 부족한 인프라 투자 등 많은 제약이 있는 게 사실이다. 정해진 답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생각과 깊이 있는 사고를 요구하는 대학교육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이제 본격적인 수업은 3월부터 진행되겠지만 이미 학교 행사나 학과 선배들과의 만남 등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활동이 진행되고 있다. 물론 치열한 학점 경쟁이나 어려운 취업환경 등 이들을 기다리고 있는 현실이 녹록지 않은 것도 사실이지만 우리 학생들이 대학생활을 어떻게 보내는가는 그들의 인생은 물론 우리 사회의 미래 발전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런 점에서 이들이 보다 생산적이고 미래를 대비하는 대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교육을 직접 책임지는 대학은 끊임없이 혁신하고 노력해야 한다. 또한 우리 사회는 큰 관심을 갖고 필요한 제도적 및 재정적 지원을 해야 할 것이다.

원윤희 서울시립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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