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순만 칼럼] 국민의당 창당 감동적인가 기사의 사진
안철수 의원이 추진하는 국민의당이 2일 공식 출범했다. 국민의당은 천정배 의원 측 국민회의의 통합을 의결하고, 안철수·천정배 의원을 초대 공동대표로 선출했다. 안 의원의 창당은 지난 5년간 유력한 대선후보 중 한 사람으로 주목받아온 그가 대선 고지를 향한 생애를 건 마라톤에 뛰어들었다는 의미를 갖게 될 것이다.

안 의원이 참신성과 합리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정치를 펼치기를 기대한다. 지난 2011년 그는 서울시장 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현 집권세력이 한국사회에서 그 어떤 정치적 확장성을 가지는 것에 반대한다. 내가 어떤 길을 선택한다면 그 길의 가장 중요한 좌표는 이것(한나라당이 정치적 확장성을 가지는 것에 반대)이 될 것이다”라는 말로 정치를 시작했다. 지난 연말 새정치민주연합(당시)을 탈당하고, 지난달 25일 천 의원과 통합을 발표할 당시에도 그는 “박근혜·새누리당 정권의 총선 압승 저지”를 맨 먼저 언급했다.

누구를 반대하기 위하여, 선거 승리를 위하여 모든 것을 거는 정치는 새로운 미래를 만들기 어렵다. 야당이 집권을 목표로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얘기다. 그렇다면 집권이 아니라 그 추진 과정과 그 과정에서의 국민의 삶에 대해 말해야 한다. 정권교체를 목표로 하는 정치는 집권하기도 힘들지만 집권하는 순간 한계에 봉착하게 될 것이다.

분명한 미래비전을 갖고 있지 못하면 당선되더라도 큰 성과를 내지 못하는 예는 현 정부에서도 볼 수 있다. 흔히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 입문 이유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명예회복을 위한 것이라고들 한다. 자서전에서도 밝히고 있듯 그는 청와대를 나온 1980년부터 정계에 등장한 1997년까지 아버지를 되찾기 위해 차근차근 준비했다. 1988년 박정희기념사업회 발족을 시작으로 1989년 근화봉사단 조직, 박정희 10주기 추도식 등 박정희 살리기에 뛰어들었다.

이것을 탓할 일은 아니다. 그러나 한 국가의 대통령이 되기를 꿈꾸는 사람이 설정할 우선적인 목표라고는 할 수 없다. 박 대통령이 남은 2년간 어떤 행보를 보여줄지 예측하기 어렵지만 국민들은 박 대통령에게서 폭넓은 정치행보, 국민화합, 정치발전, 인사탕평 같은 문제에는 기대를 접었다. 경제가 어떻게 살아날지도 미지수다. 정권이 임기 60%가 지나도록 한 일은 거의 없이 국회 때문에, 야당 때문에, 배신의 정치 때문에, 노동자 때문에 일을 할 수 없다고 정치비평을 되풀이하는 것은 목표 설정이 미래시대와 적합하지 않은 데서 오는 현상이 아닌가 생각된다.

더구나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펼쳐지고 있는 국제관계는 남한까지도 사면초가가 되고 있는 형국이다. 중국은 박근혜 대통령의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검토 발언과 5자회담 제안 등에 대해 즉각 반박했다. 러시아도 박 대통령의 5자회담안을 거부한 것은 물론이고, 2014년 1억 달러 수준이던 북한과의 교역량을 10억 달러로 올리겠다고 어깃장을 놨다. 미국도 6자회담 틀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일본은 위안부 가해자이면서도 오히려 우리 정부에 합의를 이행하라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북한은 유승민이나 김종인처럼 무시해야 할 대상이 아니다. 통일이 진정 대박이라면 북핵 문제는 우리가 앞장서서 풀어야 할 역사적인 과제다.

총선에서 많은 당선자를 내는 것은 정당의 중요한 목표다. 그러나 한국의 정치를 바꿔 국민들이 새로운 인식을 갖도록 하는 정치는 여의도식 파워게임으로는 달성하기 어렵다. 안 의원의 창당 목표가 ‘반이명박’ ‘반박근혜’와 같이 미래가 닫힌 구투(舊套)의 슬로건이라면 감동은 한시적인 것에 불과하게 될 것이다.

임순만 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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