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공방] (40) 중식이 밴드, 여기 있어요 기사의 사진
중식이밴드. 사진작가 조영직 제공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고 산다는 것은 분명 행복한 일이다. 부와 명성까지 얻게 된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다. 가수를 꿈꾼다는 지망생에게 노래 부를 수 있는 무대만 있다면 기쁘겠느냐고 물었더니 선뜻 대답을 하지 않는다. 돈과 유명세까지 얻어야 비로소 꿈이 이루어진다는 말인데 그 확률이 지금의 음악시장에서는 소수점 다섯째 자리다.

지난 1월 말 홍대 라이브클럽데이 무대에서 중식이 밴드를 만났다. 100여명이 채 안 되는 관객이 무대 앞에 있었다. 무명일 때 1명의 관객 앞에서도 노래를 불렀다는 그들은 조금 더 변화된 자신들의 입지에 감탄을 연발했다. 2014년 미니앨범 ‘아기를 낳고 싶다니’를 발표한 이들은 지난해 Mnet ‘슈퍼스타K7’ 톱5에 올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정중식(보컬) 장범근(드럼) 김민호(기타) 박진용(베이스). 4명의 멤버로 구성된 중식이 밴드는 소위 노동자밴드다. 무대가 끝나면 각자 자신의 일터로 향한다. 참치횟집으로, 택배 운반처로, 편의점과 PC방으로 흩어진다. 유명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해 5팀이 겨루는 결선무대까지 오른 팀이다. 그만큼 실력을 갖춘 이들의 춥고 배고픈 현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비정규직의 설움과 출산에 대한 두려움을 외치는 곡 ‘아기를 낳고 싶다니’, 노동으로 연명하는 부모가 빚을 내 대학을 보냈는데도 취직이 안 되는 청춘의 현실을 그린 노래 ‘선데이 서울’ 등 직설적인 가사로 ‘N포세대 대변자’라 불리는 중식이 밴드는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간 후 잠깐 주목을 받은 것 외에 변한 것은 없다고 말한다.

과연 그럴까?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음악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색깔 있는 보컬과 대중적인 멜로디, 그리고 시대를 관통하는 찰나의 역설을 담은 노랫말이 음악적 숙주가 된다면, 중식이는 머지않아 참치 회를 썰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강태규(대중음악평론가·강동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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