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핵·미사일로 대답”… 朴 대통령, 국회 연설서 강한 배신감 토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전면 재검토 불가피

“북한은 핵·미사일로 대답”… 朴 대통령, 국회 연설서 강한 배신감 토로 기사의 사진
박근혜 대통령은 16일 국회 연설에서 집권 후 내세웠던 대북 정책을 일일이 거론하며 북한에 대한 배신감을 강하게 토로했다. 현 정부의 대북정책 근간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대한 전면 재검토에 착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은 ‘국정에 관한 연설’에서 남북 간 신뢰 정착을 위해 펼쳤던 그간의 정책을 하나하나 열거했다. 박 대통령은 “2014년 3월에는 드레스덴 선언을 발표하여 민생, 문화, 환경의 3대 통로를 함께 열어갈 것을 제안했다. 지난해 8월에는 남북 간 긴장이 극도에 달한 상황에서도 고위급 회담을 열어 현안 해결을 위해 노력했다”며 입을 열었다.

이어 유니세프, 세계보건기구 등 국제기구에 382억원, 민간단체 사업에 32억원을 지원하는 등 북한 취약계층을 위한 보건의료 사업 현황도 언급했다. 북한 요청에 따라 금강산에서 진행한 산림병충해 방제사업, 민족 동질성 회복을 위한 개성 만월대 공동발굴 사업, 경원선 남측 구간 복원 공사, 북한 산업 발전을 위한 남북 경제협력 구상 등 현 정부 들어 진행했던 당국간·민간 교류 현황도 상기시켰다.

박 대통령은 “돌아보면 1990년대 중반 이후 정부 차원의 대북 지원만도 총 22억 달러가 넘고, 민간 차원의 지원까지 더하면 30억 달러를 넘어선다”며 “하지만 우리 정부의 노력과 지원에 대해 북한은 핵과 미사일로 대답해 왔고, 수소폭탄 실험까지 공언하며 세계를 경악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박근혜정부는 집권 이후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대북 정책의 골간으로 삼아 왔다. 북한 도발에서 시작된 위기를 보상으로 해소하는 악순환을 방지하기 위해 인도적 지원과 경제협력 등 ‘낮은 차원’의 남북 간 신뢰를 바탕으로 정치·군사 등 ‘높은 차원’의 남북공존 및 지속 가능한 평화를 구축한다는 취지다. 이를 바탕으로 북한에 ‘조건 없는 탐색적 대화’에 응할 경우 전폭적 지원을 할 것임을 여러 차례 제안했다.

특히 지난해 8월 군사충돌 직전 고위급 회담을 통해 이뤄진 이산가족 상봉 행사와 당국 회담을 기점으로 남북 관계가 진전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연초 기습적인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정책 변화 요구에 직면했고, 개성공단 폐쇄, 국회 연설이 이어지면서 대북정책 전면 재검토에까지 이르게 됐다.

통일부 당국자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개념 자체가 압박과 대화 협력의 균형”이라며 “지금 상황에서는 압박에 무게가 있지만 북한의 변화에 따라 언제든 대화할 수 있다는 점을 볼 때 완전한 폐기라고 보지는 말아 달라”고 말했다.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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