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통령, 결의찬 ‘전투복’ 차림… ‘북한’ 54회 언급 속 ‘대화’는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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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1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국정에 관한 연설’을 마친 뒤 여당 의원들로부터 박수를 받으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구성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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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은 16일 깃을 세운 짙은 군청색 재킷 정장 차림으로 국회를 찾았다. 경제 활성화를 강조하던 신년기자회견에서 붉은색 정장을 입었던 것과 달리 안보 위기에 따른 국론 결집을 호소하는 자리인 만큼 이번엔 짙은 계열의 정장을 선택했다고 한다. 박 대통령은 최근 안보 관련 행사 또는 메시지를 전달하려 할 때마다 이런 군청색 계열의 재킷을 주로 입었다.

연설에 사용된 표현에서도 북한의 연쇄도발에 대한 박 대통령의 결연한 의지를 짐작할 수 있다. 박 대통령은 ‘브레이크 없이 폭주하는 김정은 정권’ ‘김정은 정권의 극단적 행동’ 등 북한 체제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을 거듭했다. 또 ‘북한 고위간부들에 대한 무자비한 숙청’ ‘극한의 공포정치로 정권을 유지하고 있다’ 등의 표현도 썼다. 북한이 개성공단 폐쇄, 자산 동결 조치를 취한 것에 대해선 “우리 기업들의 (피해 최소화) 노력을 헌신짝처럼 버린 것과 다름없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저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대한민국과 국민 여러분의 안위를 지켜낼 것”이라고 결연한 의지를 다졌다.

박 대통령 연설의 핵심 키워드는 ‘북한’이다. 박 대통령은 개성공단 중단 등 대북 제재의 정당성을 역설하면서 ‘북한’이라는 단어를 모두 54차례 사용했다. ‘국민’은 29차례, ‘핵’은 23차례, ‘도발’ 20차례, ‘정부’는 19차례 나왔다. ‘미사일’은 13차례, ‘한반도’는 11차례 사용했다. ‘김정은’도 3차례 언급했다. 대조적으로 남북 간 ‘대화’는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교류’ 역시 한 차례에 불과했다. 남북 간 대화 단절이 불가피하고 위기감이 고조된 현 상황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박 대통령은 오전 10시2분부터 30분간 연설했다. 전체 연설문 분량은 총 7645자였다. 연설 시작부터 후반까진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연쇄도발을 감행한 북한에 대한 고강도 대응, 개성공단 문제에 대한 인식과 대책 등에 할애했다. 말미에는 국회를 상대로 주요 법안 처리를 요청했다. 전체 연설 중 박 대통령이 경제 활성화 법안과 노동개혁 법안 처리를 호소한 분량은 약 17.5%인 1344자 분량이다.

박 대통령은 연설하면서 강조할 부분이 있을 때는 주로 오른손을 펴 움직이거나 흔드는 손짓을 보였다. 두 차례 오른 주먹을 꽉 쥐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민생 구하기 입법촉구 서명운동’에 100만명 넘게 참여했다고 소개하면서 “지금 우리 앞에 놓인 어려움을 하루빨리 이겨내기 위해 하나 된 힘을 보이자는 국민의 눈물이자 절규”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본회의장에서 연설을 듣던 새누리당 의원들은 박 대통령이 힘을 줘 말할 때마다 박수를 보냈다. 입장과 퇴장 때까지 더해 박수는 20차례 나왔다. 새누리당 의원 사이에서도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의 본회의장에서의 반응 온도차는 다소 감지됐다. ‘친박계 실세’로 불리는 최경환 의원은 누구보다 앞서 박수를 쳤지만, 비박계 의원들은 친박 의원들이 박수를 칠 때 묵묵히 지켜보기도 했다. 야당 의원들은 박 대통령의 본회의장 입장 시 기립박수를 보냈지만 퇴장할 때는 기립만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박 대통령의 본회의장 입·퇴장 때는 물론 연설 도중에도 2차례 박수를 보냈다. 그는 “저는 예전에도 원래 그랬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정청래 의원 등은 연설 도중 본회의장을 나갔다.

박 대통령은 연설을 마치고 정의화 의장과 악수한 뒤 좌우로 늘어선 새누리당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하면서 빠져나갔다. 윤상현 의원이 “대통령님, 저 여기 있습니다”고 하자 박 대통령은 고개를 돌려 “아, 여기 계셨네요”라고 인사를 건넸다.

박 대통령의 이번 연설은 1987년 개헌 이후 19번째 현직 대통령의 국회 연설이다. 국회 개원 또는 정부 예산안 시정연설을 제외한 특별 연설로는 6번째다. 2013년 취임한 박 대통령은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직접 국회에서 시정연설을 했다. 박 대통령은 전날부터 연설 직전까지 연설문 세부 문구 수정에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실제 연설은 초안과 상당부분 달라졌다고 한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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