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난에 국영가게마다 긴 줄… 빚더미 베네수엘라 ‘벼랑끝’ 기사의 사진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의 한 슈퍼마켓 앞에 지난 12일(현지시간) 사람들이 물건을 사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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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사진) 대통령이 사면초가에 빠져들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2013년 사망한 전임 우고 차베스에 이어 기업 국영화, 가격 통제 등 사회주의 정책과 함께 무상주택 공급 등 인기영합주의 노선을 답습해 왔다.

베네수엘라 일간 ‘엘 나시오날’은 15일(현지시간) 집권여당인 사회주의통합당(PSUV) 내 한 분파인 ‘마레아 소시알리스타’가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 그룹이 이미 아라구아 주지사 타렉 엘 아이사미 등 3명을 후임자로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마두로 대통령은 야당의 공격뿐 아니라 자신의 소속 정당의 반란에도 직면하게 됐다. 앞서 지난해 12월 총선에서 하원 과반의석을 확보한 야당들은 경제난과 실정을 이유로 마두로의 탄핵을 추진하는 한편 그의 임기를 단축하는 헌법개정안을 최근 발의했다.

하지만 국민의 입장에서 이보다 훨씬 절박한 현안은 경제난과 유가폭락에 따른 국가부도 위험이다.

지난해 8%나 줄어든 국내총생산(GDP)은 올해도 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대외 채무를 갚기 위해 해외로부터 수입을 줄이면서 각종 생필품 가격이 급등, 지난해부터는 초인플레이션 현상까지 나타났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베네수엘라의 올해 물가상승률이 700%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재정적자는 GDP의 20%에 이른다.

국제금융기구들은 베네수엘라가 대외 채무를 갚지 못해 올해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본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자 7억 달러(약 8579억원)의 만기가 돌아오는 오는 5월이 베네수엘라 국가부도 위험의 1차 고비가 될 것이며, 이를 넘기더라도 40억 달러를 갚아야 하는 올해 4분기까지 버틸지 의문이라고 15일 보도했다.

베네수엘라가 올해 갚아야 할 전체 부채는 200억 달러에 이른다. 이 중 3분의 1은 중앙정부, 나머지는 국영 석유회사 등이 진 빚이다. 전체 재정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원유가격이 배럴당 30달러 아래로 떨어진 상황에서 이 거액을 갚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국제금융계의 판단이다. 베네수엘라의 외환보유고는 100억 달러도 되지 않는다.

마두로 대통령이 최근 자국 통화를 평가절하하고 석유가격을 인상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지만 뒤늦은 처방이라며 회의적인 반응이 우세하다. 일부에서는 마두로 대통령이 경제난 치유에 적극 나서기보다 땜질 처방을 하며 시간을 끌 것으로 전망한다. 전임자인 차베스 전 대통령도 임기 말 경제난에 이러한 전술로 대응했다.

하지만 이 경우 권력 기반인 군부와 여당인 사회주의통합당의 단합된 지지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여당에서도 반발 움직임이 시작됨에 따라 마두로 대통령의 곤경은 한층 깊어지게 됐다.

배병우 선임기자 bwb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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