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신랑 신부 울리는 웨딩 상품 기사의 사진
지난해 11월 결혼한 송모(29·여)씨는 예식을 한 달 앞두고 결혼컨설팅업체 대표와 얼굴을 붉혀야 했다. 송씨가 스튜디오 촬영, 드레스 대여, 메이크업의 이른바 ‘스드메’ 비용으로 380만원을 지불했는데, 스튜디오 촬영이 끝나자 업체 측에서 원본 사진과 수정본 CD를 받으려면 별도로 10만원씩 더 내라고 요구했다.

송씨는 돈을 추가로 부담하지 않으면 예비신랑과 5시간 동안 찍은 결혼 기념사진 파일을 아예 받지 못할 상황에 몰렸다. 그는 “계약 당시에는 추가 요금이 붙는다는 걸 전혀 설명해주지 않았다”며 “계약서를 꼼꼼히 읽어볼 분위기가 아니었다. 화가 났지만 좋은 날을 앞둔 터라 그냥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결혼을 준비하는 예비 신랑신부는 대부분 송씨처럼 ‘스드메 패키지’를 이용한다. 결혼컨설팅업체 웨딩플래너의 추천으로 결혼식 준비과정 중 항목별로 이용할 업체를 일괄 선택하고 비용도 한꺼번에 지불한다. 이 때문에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가격정보가 공개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계약 건마다 들쑥날쑥하다보니 터무니없는 값에 계약하는 사기, 중요한 옵션을 추가 요금으로 청구당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항목별로 비용이 얼마이고 해당 업체에는 얼마씩 지불되는지 확인할 수 없는 비정상적인 구조가 문제다.

지난해 12월 결혼한 진모(25·여)씨는 신혼여행 패키지를 예약한 H여행사가 예식을 3주 앞두고 문을 닫는 바람에 250만원을 날렸다. 진씨는 “여행사에서 비행기 온라인 티켓을 보내줘 별일 없는 줄 알고 기다렸다가 낭패를 봤다”며 “연락이 안 돼 확인해보니 호텔 예약도 취소돼 있었고 여행사는 부도가 났다는 말만 남기고 사라졌다. 피해자들과 단체 행동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진씨와 여행사를 연결해준 결혼컨설팅업체가 있었지만 진씨는 그들로부터 어떤 보상도 받을 수 없었다.

결혼컨설팅업체는 현재 1300여곳이 성업 중이다. 그동안 개인서비스업으로 분류돼 정확한 시장 규모를 파악하기 어려웠고 물론 표준약관조차 마련돼 있지 않았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12월 결혼컨설팅 시장을 ‘결혼준비대행업’으로 명기하고 표준산업분류에 반영, 표준약관을 만들기로 했다.

소비자 분쟁 해결기준도 손봤다. 사업자 사유로 계약이 해지된 경우 계약금만 환급해도 됐던 과거 규정을 계약된 대행요금의 10%를 배상금으로 돌려주도록 했다. 한국소비자원과 공정위가 운영하는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결혼준비대행 서비스 관련 불만 건수는 2014년 기준 연간 1700건에 달했다.

제2의 인생이 시작되는 결혼식에서 특별한 의미를 찾고 싶거나 간소하게 치르기를 원하는 예비부부는 ‘스몰 웨딩’에 눈을 돌리기도 한다.

스몰 웨딩 컨설팅업체 ‘웨딧’의 한신 대표는 “스드메로 불리는 패키지 자체가 불투명한 가격 구조를 갖고 있다”며 “허례허식을 없애고 각자 원하는 결혼식을 꾸미는 문화로 바뀐다면 업계 분위기도 투명하게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