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순만 칼럼] 朴 대통령은 핵무장을 선택할 것인가 기사의 사진
미국이 지난 24일부터 사흘간 실시한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기지 확장억제수단운용연습(TTX)에서 지상발사 요격미사일(GBI) 발사시설과 핵무기 탑재용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발사장면을 국방부 대표단에게 공개했다. 한국 일각의 핵무장론을 견제하기 위해 핵우산 전력을 이례적으로 공개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에선 미국의 핵우산에만 기대지 말고 북핵을 맞받아칠 수 있는 미국의 전술핵을 다시 들여오자는 의견에서부터 핵무기를 개발하자는 의견까지 다양한 핵무장론이 확산되고 있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지난 2월 15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조건부 핵무장을 주장한 이튿날 노재봉·이한동 전 총리 등을 포함한 보수인사 236명이 전술핵 재배치를 촉구하는 국민서명운동에 돌입했다.

과연 박근혜 대통령은 핵무장을 선택할 것인가. 이런 경우를 예상해보자. 유엔의 대북 제재가 중국과 러시아의 이해관계 때문에 기대한 만큼의 효과를 거두지 못한다. 북한은 제재해도 끄떡없다며 계속 ‘인공위성 등을 발사하겠다’고 큰소리친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 배치 문제는 한국의 뜻대로 전개되지 않는다. 한반도 비핵화·평화협정 병행론이 차츰 힘을 얻는다. 미국이 국면을 이끌어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과는 중국의 의도대로 수렴되는 모양새다. 4·13총선 후 박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이 현저히 약해진다.

이런 진행과정도 복기해보자. 사드 논의는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곧바로 결정됐다. 개성공단 전면 중단 조치는 설 연휴 마지막 날에 군사작전처럼 발표됐다. 며칠 후 박 대통령은 국회에서 북한 붕괴 발언을 꺼내들며 지금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단호함을 보였다.

전자의 국면이 펼쳐진다면 박 대통령은 어떤 카드를 선택할 것인가. 핵무장은 절대로 시도할 수 없는, 단지 정권 외곽에서 외교용 카드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전술에 불과한 것일까. 일반적으로는 그렇게 보이지만 상황이 꼬여간다면 권력자는 핵무장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근거는 위에서 언급한 후자의 진행과정이다. 권력자의 판단은 보통 사람과는 상당히 다르다는 것을 우리는 여러 차례 보았다. 국가를 위한 것이라고 판단한다면 박 대통령은 미국이나 중국의 말을 듣지 않는 강경책을 불사할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이 5차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자위권 차원에서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검토하겠다.’ 이런 조건부 선언이 나오지 않으리란 법이 없다. 국민들의 지지도는 치솟게 될 것이고, 대통령은 다시 이슈의 핵심을 쥐게 될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이 초조한 모습을 보여줘서는 곤란하다. 하나의 측면만을 보고, 한쪽의 얘기만을 들어서도 곤란하다. 테러방지법안의 국회 통과를 막기 위해 야당이 무제한 토론을 벌이는 것에 대해 “그 어떤 나라에서도 있을 수 없는 기가 막힌 현상”이라며 책상을 10여 차례 내려친 사례가 대표적이다.

대통령이 고독할수록 책상을 내리치고, 직설화법으로 외치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공개석상에서는 아니다. 누군가의 여과도 거쳐야 한다. 비공개로 적어도 10분간 자신의 생각을 자체 편집하지 말고, 여론을 의식하지 말고 원초적인 상태로 외치고 두드리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 그것은 나중에 의외로 쓸모 있는 구상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초조함 속에서 홀로 결단을 내린다면 진퇴양난에 빠지기 쉽다. 개성공단 전면 중단엔 국민의 54%가 찬성했고, 사드 배치엔 67%가 지지했다는 발표가 있었다. 자위적 핵무장에도 국민의 절반 이상이 찬성하고 있다. 강경론은 여론의 찬사를 받는다. 그러나 그것이 올바른 해법이 아닐 때가 더 많다.

임순만 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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