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전정희] 勝 ‘기독당’ 기사의 사진
4·13총선을 앞둔 지난 3일 기독자유당이 창당됐습니다. 이미 창당된 기독당, 진리대한당, 창당준비 중인 한국기독당까지 포함하면 ‘기독 정신’을 이념으로 내건 당이 4개나 됩니다. 대개 목회자들이 당을 이끌고 있습니다.

‘군주론’을 쓴 마키아벨리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항상 선하려고 애쓰는 자는 선하지 않은 많은 사람들 틈에서 반드시 파멸하게 되어 있다. 그러므로 권력을 지키고자 하는 군주는 선하지 않게 되는 법을 배워야 하며 그렇게 배운 바를 필요에 따라서 이용하거나 이용하지 말아야 한다’.

소위 ‘기독당’이라고 칭할 수 있는 이들 당원들은 복음을 지키려는 선한 자들이라고 믿고 싶습니다. 마키아벨리의 이론대로라면 ‘파멸하지 않으려고 또는 복음의 절대성을 유지하기 위해 나섰다’고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들은 성경의 첼롯당(열심당·열혈당)을 들어 정당 정치의 모델로 삼을 수도 있겠군요. 독일 한스 자이델 박사의 기독사회당, 콘라트 아데나워의 기독교민주당, 나우만의 자유민주당도 사례일 수 있겠습니다.

첼롯당은 유대인들이 로마 통치를 받던 시대에 독립운동 단체로 시작됐습니다. 나치 치하의 레지스탕스와 같았지요. 그들의 뿌리는 헬라 통치시대 우상 섬기기를 반대하는 마카비운동에서 싹트였고 여기에 보수적 바리새파의 열정이 결합되어 애국심으로 발현됐지요. 때문에 율법학자들은 복음서의 첼롯당과 관련된 언급을 가지고 ‘민족적 하나님 신앙’을 강조하려고 애썼습니다. 하지만 복음서엔 ‘열심당원 시몬’이라고 딱 한 번 거론됐을 뿐입니다. 그것도 ‘베드로라고 이름 붙여진 시몬’과 구분하기 위해서였죠.

한편 독일 기독당은 기독교적 가치를 바탕으로 독일 국민의 민주교육을 지원한다는 목적을 가지고 정당정치를 합니다. ‘정치 선교’와 같은 종교적 색채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유럽의 다른 여러 나라 기독당들도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사회적 약자를 돌보거나 보수적 입장의 정책 기조를 내세울 뿐 종교성을 내세우지는 않습니다. 우리와 확연히 다른 점이지요.

당대 무리(黨)를 짓는 이들은 예수를 혁명의 왕으로 인식했습니다. 베드로조차 그리 알고 잘못 말했다가 “사탄아 물러가라”라고 질책당하죠. 반(反)로마 저항전선 지도자가 아닌 인류의 죄를 사하고 우리 영혼을 구원하러 오신 분인 걸 모른 거죠.

오늘, 대한민국 종교 관련 당이 성공하는 정당사회학적 비법이 있습니다. 로버트 그린이 쓴 ‘권력의 법칙’에서 엿볼 수 있습니다. 그는 이 책에서 ‘신앙심을 이용해 추종자를 창출하라’고 말합니다. 자신의 멘토 마키아벨리가 말한 ‘메시아 전략’을 바탕으로 다섯 가지로 정리했죠.

첫째는 ‘애매모호하고 단순하게 표현하라’고 합니다. 모호한 말은 속이는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이죠. 둘째, ‘지적 요소 대신 시각적이고 감각적 요소를 강조하라’. 이교도의 만행과 같은 한 장의 사진은 이성을 마비시켜버립니다. 셋째, ‘조직화된 종교 형태를 빌려 체계를 갖춰라’. 종교적 분위기를 풍기는 이름과 직책을 주어 추종자의 희생을 요청, 금고와 권력을 강화하랍니다. 넷째, ‘수입의 원천을 감추어라’. 돈과 권력에 굶주린 사람처럼 비치면 안 되니 수입의 원천을 위장해야 된다는 거죠. 마지막으로 ‘우리 vs 저들의 대립구도를 만들어라’. 신앙을 이용해 적그리스도를 만들면 추종자 규합이 쉽습니다.

이런 방법으로 성공한 사례가 있습니다. 19세기 중반 청나라 홍수전의 ‘태평천국’입니다. 성경을 정독한 그는 무리를 짓고 당수가 됐습니다. 당 이념은 기독교 사상이었습니다. 그리고 끝내 이단 종교국가 태평천국을 세우는 데 성공합니다. 홍수전은 14년을 다스리다 히틀러 신세가 되어 자결했습니다. 이 ‘태평천국의 난’으로 백성 2000만명이 죽어야 했습니다. 예수는 화평 왕입니다.

전정희 종교부장 jhje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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