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다잉, 삶의 끝을 아름답게 1부 ③] 대형병원 중 호스피스 병동 운영 서울성모병원 유일 기사의 사진
이미지를 크게 보려면 국민일보 홈페이지에서 여기를 클릭하세요

1부: 호스피스, 나를 위한 선택

③ 턱없이 부족한 호스피스 병상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등 이른바 ‘빅5 병원’은 국내 암 환자의 3분의 1가량(37.7%)을 치료하고 있다. 대부분 500병상 이상(서울대병원은 80여 병상)의 암병원(혹은 암센터)을 갖고 있다. 하지만 가톨릭재단의 서울성모병원만 유일하게 호스피스병동을 별도로 운영한다. 대형병원이 말기 환자의 존엄한 마무리를 위한 사회적 책임에 인색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3차 병원의 역할은 암 수술이나 뇌졸중 같은 급성기 치료”라며 “말기 환자 호스피스케어는 몇 차례 검토했지만 운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세브란스병원은 말기 직전의 4기 암 환자까지 대상을 넓힌 ‘조기 완화의료 병동’을 운영 중이지만 정부의 호스피스지원사업에는 참여하지 않는다. 서울대병원도 2006년 호스피스병상 28개를 만들었다가 6년 만에 폐지했다.

대형병원이 호스피스병동 운영에 소극적인 것은 ‘수익성’ 때문이다. 호스피스 병상을 늘려봤자 ‘돈이 안 될 뿐더러 오히려 돈이 더 들어간다’는 이유로 꺼린다. 암 환자가 항암치료를 위해 병원에 가면 평균 40일 정도 입원치료를 받는다. 이 기간에 병원은 암 종류에 따라 환자 1인당 적게는 약 1000만원에서 많게는 5000만원 이상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반면 호스피스 환자는 평균 22일 정도 입원하며 주로 암 통증 및 영양관리 등 돌봄 서비스를 받는다. 병원은 이런 서비스를 제공한 대가로 5인실의 경우 하루 최대 17만(의원)∼26만원(상급종합병원) 진료수가(일당 정액제)를 인정받는다. 게다가 전담 간호사나 사회복지사 등 인력 충원과 공간 확보 비용까지 고려하면 마이너스 수익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 최윤선 이사장은 “빅5 병원의 경우 급성기 병동의 기대수익과 호스피스병동의 진료수가 간 간극이 워낙 커서 현재 수가를 2배로 올려도 참여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김대균 교수는 “대형병원이 항암치료 끝났다고 ‘우린 해줄 게 없으니 가세요’ 하면 말기 환자는 나침반 없이 집 밖으로 쫓겨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형병원이 ‘단기 입원 병상’을 늘려 상태가 나빠진 암 환자를 끝까지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대 의대 윤영호 교수는 “호흡곤란이나 통증이 심한 말기 환자는 1주일∼10일 입원시켜 호스피스완화의료를 제공한 뒤 집에서 가까운 호스피스기관에 보낼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빅5를 비롯한 상급종합병원에 ‘자문형 호스피스’ 설치를 하루빨리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자문형 호스피스는 일반병동에 입원한 말기 암 환자를 ‘호스피스완화의료팀’이 찾아가 호스피스 서비스를 일부 제공하면서 호스피스병동으로 옮기도록 돕는 제도다. 보건복지부는 자문형 호스피스를 제도화하겠다고 했지만 구체적 시기는 밝히지 않고 있다.

민태원 박세환 전수민 신훈 기자

▶[웰다잉, 삶의 끝을 아름답게] 기사 모두보기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