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격전지 르포] ‘절치부심’ 권영세 vs ‘재선 야심’ 신경민

4·13 총선 격전 현장을 가다 ④ 서울 영등포을

[4·13 격전지 르포] ‘절치부심’ 권영세 vs ‘재선 야심’ 신경민 기사의 사진
4·13총선 서울 영등포을에 출마한 권영세 새누리당 전 의원(앞줄 왼쪽)과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일 지역구 내 대방초등학교에서 열린 배드민턴 동호회 행사에 참석해 나란히 옆자리에 앉아 있다. 구성찬 기자
두 남자가 한날한시에 같은 장소에 나타났다. 새누리당 권영세(57) 전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신경민(62) 의원은 6일 오전 10시 서울 영등포구 대방초등학교 체육관을 찾아 배드민턴 동호회 ‘대방배드민턴클럽’ 회원들을 상대로 지지를 호소했다. 두 정치인의 대결은 리턴매치다. 19대 총선 당시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은 친박(친박근혜) 중진인 권 전 의원을 ‘저격’하기 위해 신 의원을 전략 공천했고, 신 의원이 득표율 52.60%를 기록하며 47.39% 지지를 받은 권 전 의원을 5.21% 포인트 차이로 따돌렸다. 두 사람은 이번 총선에서도 박빙의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수성이냐 탈환이냐=검사 출신인 권 전 의원은 2002년 8월 16대 보궐선거에서 처음 배지를 달았고, 17·18대 총선에서 내리 당선됐다. 당에서는 법률지원단장, 전략기획위원장, 최고위원, 사무총장 등을 두루 역임했다. 19대 총선에서 낙선한 뒤 주중 대사로 부임해 와신상담(臥薪嘗膽)의 시간을 보냈다.

그는 권토중래(捲土重來)의 마음으로 선거에 임하고 있다. 빨간색 상의 앞면에 적힌 슬로건은 ‘크게 써 주십시오’이었다. 병무청부지 공원 조성, 특목고 유치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권 전 의원은 “당무를 보느라 지역구 관리에 소홀했던 게 지난 선거의 패인이었다”며 “지난해 추석 때부터 지역을 돌고 있는데 분위기가 기대 이상”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또 “이 지역은 나를 3선 의원으로 키워준 곳이다. 당선되면 주거·교육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신 의원이 입은 파란색 점퍼 뒷면에는 ‘든든한 선택’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19대 국회에서 일군 성과를 과시하는 듯한 문구였다. 그가 건넨 명함에는 ‘신안산선, 신림선, 남부도로사업소, 노후아파트 재건축 해냈습니다’라는 문장이 선명하게 박혀 있었다.

MBC 뉴스데스크를 진행한 ‘스타 앵커’ 출신 초선 의원인 신 의원이 이번에 앞세운 공약은 역세권 개발 추진, 여의도 노후아파트 재건축 등이다. 그는 “선거운동을 하며 지난 4년간의 활동과 성과를 최선을 다해 주민에게 알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 현안 해결 능력과 앞으로의 비전이 평가 척도가 된다면 제가 밀리진 않을 것”이라며 “영등포을을 서울 서남권의 신(新)경제·문화 거점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두 사람의 선거운동은 하루 종일 계속됐다. 신 의원은 여의도순복음교회, 대림동 시장 등지를 방문해 유권자를 만났다. 권 전 의원은 대림동 벧엘교회에서 예배를 드린 뒤 대림운동장에서 열린 지역 족구모임 행사장을 찾아 지지를 부탁했다.

◇영등포을, 서울 표심의 바로미터=영등포을은 선거 때마다 보수·개혁 표심이 팽팽하게 힘겨루기를 했던 전통의 격전지다. 19대 총선 당시 새누리당 선대위원장이던 박근혜 대통령과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 이곳을 찾아 유세전을 펼쳤다.

여야가 이곳에 정성을 쏟는 이유는 바로 정치적 상징성 때문이다. 지역구 내 ‘대한민국 정치 1번지’인 국회의사당이 자리잡고 있다. 서울 여론의 향방을 예측하는 가늠자 역할도 한다. 한강을 사이에 둔 여의도와 대림동·신길동(1·4·5·6·7동)의 표심은 미묘하게 엇갈린다. 대규모·주상복합 아파트 단지가 있는 여의도 표심은 여권에, 다세대주택이 많은 한강 남쪽 지역은 야권에 기울어져 있다.

여의도에 거주하는 직장인 최모(34)씨는 “영등포을은 지역 내 소득 격차가 크다. 다리 하나를 사이에 두고 집값도 수억원 차이가 난다”며 “지역 특성을 파악해 세밀하고 구체적인 공약을 내놓는 후보에게 표를 던지겠다”고 말했다. 신길동에서 자영업을 하는 임모(60)씨는 “공약을 꼼꼼히 살펴본 뒤 주민을 지금보다 잘 살게 해주는, 믿음을 주는 후보를 선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두 사람의 지지율은 호각지세(互角之勢)다. 중앙일보가 지난달 23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권 전 의원은 34.8%, 신 의원은 31.7%의 지지를 받았다. 오차범위(±4.0% 포인트) 내에서 벌이는 각축전이다. 같은 지역에 출사표를 던진 국민의당 김종구 예비후보 지지율은 13.2%였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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