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야권통합 제안 ‘일석이조’… 국민의당 분란 키우고 야권 분열 책임 넘기고

더민주 2차 물갈이 착수… 친노, 물갈이 확대에 부글 반발 분출할 가능성도

국민의당에 ‘야권통합’을 제안한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비록 뜻을 이루진 못했지만 정치적으로 ‘남는 장사’를 했다는 평가다. 말 한마디에 국민의당을 쑥대밭으로 만들어놨기 때문이다.

만약 4·13총선에서 야권이 패할 경우에도 그 책임을 통합을 거절한 국민의당에 돌릴 수 있는 발판도 마련했다. 또 야권통합을 ‘현실’이 되게 하진 못했지만 안철수 공동대표와 김한길 공동선거대책위원장 등 국민의당 주요 인사 사이의 균열을 극대화해 김 대표가 ‘승부사적 정치력’을 제대로 보여줬다는 평가다. 벌써부터 더민주 당내에선 “시간이 갈수록 김 비대위 대표의 정치적 존재감이 더 커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 대표는 현역 국회의원 2차 물갈이와 공천작업 등을 통해 당내에서도 정치적 입지를 강화할 전망이다. 지난 4일 공천 후보자 면접을 마무리한 더민주는 7일까지 3선 이상 중진의원 50%와 재선 이하 30%를 대상으로 정밀심사를 끝낸 뒤 공천관리위원의 투표로 최종 공천 배제자를 결정할 예정이다. 투표 결과 가부가 동수인 경우 김 대표가 공천 배제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그에게 국회의원의 정치적 생명이 달려 있다는 뜻이다. 2차 물갈이 대상은 이르면 8일부터 순차적으로 발표된다.

친노(친노무현) 진영에서는 적극적으로 반발하지 못하지만 부글부글 끓고 있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김 대표 체제에서 친노 측이 강력하게 주장해서 만든 혁신안이 바뀌었을 뿐만 아니라 현역의원 물갈이의 폭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대표가 당을 안정시킨 공이 있고 그를 영입한 사람이 문재인 전 대표인 만큼 비판적인 목소리를 강하게 낼 경우 ‘자기 부정’에 빠지게 돼 속으로 삭이고 있다는 해석이다.

다만 현역의원 2차 물갈이와 공천 결과에 따라 김 대표를 향한 반발이 겉으로 분출할 가능성도 크다. 이미 김 대표가 광주 지역의 유일한 친노 인사였던 강기정 의원을 사실상 공천에서 배제하겠다고 발표해 잡음이 일어났다. 또한 문 전 대표가 영입한 신진 인사들에게도 공천을 보장해줄 수 없다고 해 당내에서 반발을 산 바 있다. 이런 와중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의 선두에 섰던 김현종 전 통상교섭본부장과 대규모 정리해고로 비판받은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를 영입하자 친노 진영에서는 당 정체성과 맞지 않는 자기 사람을 심고 있다며 김 대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점차 노골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김 대표가 국민의당 안 공동대표의 표현대로 ‘임시 사장’에 머물지 않고, 애초 역할인 ‘총선 사령탑’을 넘어 선거 이후까지 계산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가 ‘킹메이커’를 자임하며 총선 이후에도 당에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힐 경우 외부 인사를 영입해 ‘공정한 공천’을 하겠다는 구호가 허사가 되는 만큼 당 안팎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질 전망이다.

고승혁 기자 marquez@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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