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백순근] 자유학기제 제대로 정착돼야 기사의 사진
3월이다! 각급 학교의 입학식과 함께 새로운 기대와 희망이 온누리에 넘쳐난다. 계절의 변화에 잘 적응하려면 건강도 관리해야 하고 옷차림도 바꿔야 하듯이 시대의 변화에 잘 적응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려면 학교에서 하는 교육 내용이나 방법도 바꿔야 한다.

우리 교육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학생들의 학업 흥미도와 행복지수가 상대적으로 매우 낮다는 것이다. 왜 우리 학생들은 다른 나라 학생들에 비해 공부가 재미없고 신나지 않을까? 그 핵심적 이유 중 하나는 개별 학생이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교육 내용이나 방법을 활용하지 못한 탓이다. 예컨대 또래와 함께 어울려서 공놀이나 요리 실습을 하도록 하면 아주 좋아할 학생에게 축구공이나 영양소의 종류에 대해 강의를 한다. 또 인터넷으로 정보를 찾고 컴퓨터로 계산하도록 하면 좋아할 학생에게 ‘시험’ 혹은 ‘내신 성적’이라는 굴레를 씌워 단순한 정보를 외우도록 하고 컴퓨터의 도움 없이 손으로 어려운 계산을 하도록 강요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별 학생의 수준과 특성에 따라 꿈과 끼를 찾아주고 키워줄 수 있어야 한다.

고도의 지식정보화 시대, 세계화 시대를 맞이해 우리나라가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룩하고 선진 일류국가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시험 위주의 암기식 교육으로는 한계가 있다. 우리 사회의 밝은 미래를 위해서는 글로벌 시민의식을 지닌 창의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글로벌 창의 인재에게 필요한 핵심역량은 좋은 인성과 자기 주도적 학습능력, 협동능력, 창의적 문제해결능력 등이다. 이러한 핵심역량을 키우기 위해서는 지식전달 위주의 강의식 수업이나 칸막이가 쳐진 책상에 나홀로 앉아 유사한 문제를 반복해서 풀어보는 공부 방법으로는 한계가 있다. 그러므로 21세기가 요구하는 핵심역량 위주로 교육 내용을 재구성하고, 토론과 실습 등 학생 참여형 수업과 진로탐색이나 동아리 활동 등 다양한 체험활동 위주로 교수·학습 방법을 적극 개선해야 한다.

그동안 우리 교육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는 서로 동의함에도 불구하고 ‘시험’ 혹은 ‘내신 성적’이라는 현실적인 ‘벽’에 막혀 있었다. 그 벽의 일부나마 과감하게 허물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정책이 바로 중학교 자유학기제다. 우선 자유학기제가 시행되는 한 학기 동안 총괄적인 ‘시험’을 없애고 해당 학기의 학업활동에 대해 상급학교 진학 시 ‘내신 성적’으로 활용하지 못하도록 해 점수 위주의 시험 부담에서 벗어나도록 했다. 그리고 토론과 실습 등을 통한 참여형 수업과 진로탐색 활동 등 다양한 체험활동을 통해 학생 개개인이 자신의 꿈과 끼를 찾고 키울 수 있도록 돕고 글로벌 창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 3년 동안 시범운영 결과 자유학기제가 학생들의 학업 흥미도와 행복지수를 높이고 미래 사회에 필요한 핵심역량을 증진시키는 데 매우 긍정적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서 올해부터는 전국의 모든 중학교에서 이를 시행하게 되었다.

자유학기제는 우리가 나아가야 할 미래 교육의 방향을 잘 제시하고 있다. 이는 우리 교육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됐던 ‘시험 위주의 암기식 교육’에서 탈피해 ‘행복한 글로벌 창의 인재 육성’을 위한 교육개혁의 출발점이다. 새롭게 시도하는 자유학기제이지만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이는 매우 의미 있는 성취임에 틀림없다. 비록 아무도 가보지 않은 새로운 길을 가다보면 예상치 못한 어려움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밝은 미래를 위해 교육 당국, 교사, 학생, 학부모가 함께 노력한다면 극복하지 못할 어려움이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백순근(서울대 교수·교육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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