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 지속가능성 확보” vs “재정 안정화가 우선”… 野 총선 공약 국민연금 공공부문 투자 찬반 논쟁

더민주, 10년간 10조원씩 공공임대·보육시설 등에 채권투자 하는 방안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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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운데)가 지난 4일 국회에서 매년 10조원의 국민연금 기금을 10년간 임대주택과 보육시설 등 공공부문에 투자하겠다는 총선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이동희 기자
미래를 위한 합리적 투자인가, 선거를 앞둔 포퓰리즘인가.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4일 총선 공약으로 발표한 국민연금기금의 공공부문 투자 방안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찬성 측은 “복지인프라 확대로 연금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대 측은 “연금재정 안정화가 우선”이라고 주장한다.

◇어떻게 투자하겠다는 건가=더민주는 국민연금기금의 일부를 장기공공임대주택과 보육시설 등을 확보하는 데 쓰자고 제안했다. 연금을 직접 빼내 이런 시설을 짓겠다는 게 아니다. 채권을 통해 간접투자하겠다는 것이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공공임대주택, 어린이집 설립을 위한 채권을 발행하면 국민연금이 이를 사고 나중에 원금과 이자를 돌려받는다. 더민주는 앞으로 10년간 10조원씩 국민연금기금 100조원을 이런 채권을 사는 데 쓰자고 했다.

공공임대주택과 공공어린이집 설립은 국가 재정으로 해도 되는 일이다. 굳이 국민연금을 끌어들인 배경에는 연금기금의 투자처가 마땅치 않다는 고민이 있다. 더민주 공약에 찬성하는 정창률 단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7일 “국민연금은 이미 주식시장에서 엄청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사실상 가격 설정자 역할을 한다. 이론적으로 높은 수익을 낼 수 없다”고 말했다. 국민연금기금은 지난해 말 512조원을 넘었다.

◇“공공투자하면 연금 지속가능”=더민주는 국민연금의 공공인프라 투자가 긍정적 부메랑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 더민주 측은 “공공투자는 출산율을 높여 국민연금제도를 지속가능하게 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밝혔다. 값싼 임대주택으로 중산층의 주거 부담을 낮춰주고 질 좋은 공공어린이집을 제공하면 아기가 더 태어나고 이들이 미래의 연금 납부자가 돼 재정을 뒷받침할 것이란 얘기다.

반대론자들은 여러 낙관적 가정이 개입된 주장이라고 반박한다. 윤석명 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아기를 많이 낳는다고 해서 보험료 수입으로 이어진다고 확신할 수 없다. 제대로 된 일자리가 있고 보험료를 납부할 수 있는 여건이 돼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공공투자의 수익성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더민주는 토지비용과 이자비용을 낮춰 시중 임대비 대비 10∼20% 저렴하게 공급하면서도 국채 금리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대론자들은 “충분한 수익률이 나온다면 왜 민간에서 사업에 참여하지 않느냐”고 되묻는다.

◇“연금 소진 늦출 개혁이 먼저”=양측의 시각 차이가 큰 건 수십년 뒤 연금체계에 대한 구상이 서로 달라서다. 찬성론자들은 연금기금은 소진이 불가피하고 그 이후에는 일하는 세대가 낸 연금을 고령세대가 받는 ‘부과식’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미래에 연금을 낼 세대를 양성하는 게 중요하다. 정부는 2044년부터 적자가 시작되고 2060년이면 연금이 소진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대론자들은 미래세대의 부담이 지나치게 커질 것을 우려한다. 윤 연구위원은 “베이비붐 세대를 부양하려면 현재 적립된 500조원의 배인 1000조원이 넘는 돈이 필요할 것”이라며 “정치가 연금 운영에 개입하지 못하게 하고 급여 수준을 조정하는 등 연금개혁을 서둘러야 할 때”라고 말했다.

정부는 정치적 고려에 의해 움직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연금기금을 특정 정책사업에 끌어다 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원칙”이라고 말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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