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핵심 인사 “김무성 죽여버려” 막말 통화 파문

새누리당 공천 갈등 고조 속 녹취록 공개돼 새 변수로

친박 핵심 인사 “김무성 죽여버려” 막말 통화 파문 기사의 사진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오른쪽)가 8일 서울 신촌 K-터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서대문갑 당원 교육 전진대회’에 참석해 친박계 좌장격인 최경환 의원과 나란히 앉아 있다.구성찬 기자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 핵심 의원이 모 인사에게 “김무성 대표를 공천에서 떨어뜨리라”고 요구하는 통화 녹취록이 8일 공개됐다. 반대 계파도 아니고 당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이어서 파문이 예상된다. 공천을 둘러싼 계파 갈등으로 살얼음판을 걷는 듯하던 새누리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는 말이 나온다.

채널A가 보도한 녹취파일에 따르면 A의원은 지난달 27일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어 “김무성이 죽여버리게, 죽여버려. 이 ×× 다 죽여, 그래서 전화했어”라고 말하는 대목이 나온다. 이어 “당에서 가장 먼저 그런 ××부터 솎아내라고. 솎아내고 공천에서 떨어뜨려”라는 말도 한다. 통화 상대가 공천관리위원회 관계자일 경우 문제는 더 커질 수 있다.

김 대표 측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김 대표 비서실장인 김학용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통화 내용이 사실이라면 당원들이 선출한 대표에 대해 어느 누가 그런 망발을 하는지 귀를 의심치 않을 수 없다”며 “새누리당은 공천권을 국민이 갖는 상향식 공천 원칙을 이미 확립했는데 이런 발언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당 윤리위는 어느 의원이 누구에게 이런 말을 한 것인지 철저히 진상을 조사해 다시는 이런 비민주적인 인사가 당에 발을 붙일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새누리당은 최근 2주 사이에 친박이 김 대표에게 현역 의원 40여명의 물갈이를 요구했다는 이른바 ‘살생부설’을 시작으로 공천심사용 여론조사 결과가 유출되는 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이 와중에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은 9명의 후보를 경선 없이 단수 추천하는 1차 공천안을 내놨다. 김 대표의 상향식 공천 원칙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이었다. 김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천안을 그대로 수용했고, 비박(비박근혜)계는 강하게 반발했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다”는 냉소가 당내에 번졌다. 이런 상황에서 친박 핵심 인사가 김 대표의 공천 배제를 직접 요구하는 녹취록이 공개된 것이다.

녹취록 파문은 일단 친박 입지를 상당히 좁힐 것으로 예상된다. 이 위원장을 내세워 공천 과정에 영향력을 미치려 했다는 의혹도 무조건 부인할 수만은 없게 됐다. 반면 김 대표 입장에선 상향식 공천을 관철시킬 명분이 생겼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대표가 전략공천에 맞서 할 수 있는 건 사실상 ‘공천장에 도장을 안 찍는’ 방법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김 대표와 친박 실세인 최경환 의원이 서울 서대문갑 당원교육 행사장에서 만났다. 두 사람은 이 지역 예비후보인 이성헌 전 의원을 가운데 두고 나란히 앉았다. 김 대표는 연단에 올라 최 의원에 대해 “이 정권에서 최고 힘 있는 사람”이라고 치켜세웠고, 최 의원은 “김 대표가 총선 승리를 진두지휘하느라 애를 많이 쓰고 있다”고 화답했다. 하지만 최 의원은 행사 후 기자들이 공천을 둘러싼 계파 갈등에 대한 의견을 묻자 “공관위가 엄정한 절차대로 잘 진행시키고 있다”며 공관위에 힘을 실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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